대학총장 선출방식
대학총장 선출방식
  • 등록일 2019.06.20 20:17
  • 게재일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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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대학들이 총장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금년에는 더 정도가 심한 것은 과거 보수정부에서 교수들의 직접 선거를 간접선거로 바꾸도록 하였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직접선거를 장려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대학총장 선출 방식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의 대학들은 대강 4년에 한 번 총장을 선임하므로 4년제만 따져도 매년 50개 정도의 대학이 총장선출의 진통을 겪는다. 금년은 특히 디지스트(대구경북과기원), 지스트(광주과기원)가 새로운 총장을 선임하였고, 포스텍(포항공대), 유니스트(울산과기원) 등 특성화 과학기술 대학들이 유임이든 또 새로운 총장을 선출하든, 총장 선임의 상황이 되어 과기대의 총장 선임이 첨예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과기원들은 전반적으로 총장추천위원회를 통한 간접 선출을 하고 있지만, 국립대를 중심으로 총장 직선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총장직선제란 대학의 교수들이 총장을 직접 선출하는 방법이다. 1988년 민주화의 정치적 상황을 맞이하여 많은 대학들이 총장을 총장직선제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겨나고 정부의 정책으로 인하여 2010년대에 이르면 국립대학교를 포함하여 많은 대학이 총장직선제를 포기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이전 10년간 보수정부에서는 총장 간선제를 강권하여 국립대와의 마찰이 컸으며 일부 국립대에서는 강한 저항을 하며 한때 총장 부재 사태까지 빚었다.

교육부에서는 총장직선제가 문제가 많으므로 폐지하고 추천을 받아 국가에서 총장을 임명해야 한다고 한다는 방침을 정해 추진했으나 정부가 입맛에 맞은 총장을 선출하여 대학 길들이기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재단의 뜻으로 운영되므로 간선제가 비교적 많은데 비하여 국립대학의 경우 정부의 뜻에 따라 직선제, 간선제, 다시 직선제로 좌충우돌하는 모양새의 혼란을 빚고 있다. 어쨌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당수의 학교들이 총장 직선제를 다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선제는 교수들이 직접 총장을 선출하므로 어느 정도는 교수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사람이 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투표에 의해 민주적 절차를 거쳐 총장이 임명되므로 총장이 교수들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하여 독단적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또한 교수 누구든 뜻이 있고 지지가 있으면 총장이 될수 있기에 교수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직선제의 가장 큰 문제는 교수간 파벌이 생긴다는 점이다. 총장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력이 있어야 하고 세력이 있어야 하므로 파벌의 부작용이 생겨난다. 이러한 파벌 형성은 교수사회에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고 학교운영에도 파행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교수들을 회유하기 위한 정치적인 작업으로 캠퍼스가 혼란스러울 수 있는 것도 상아탑에서 있어서는 안 될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간선제는 어떤 형태가 되든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다. 재단이 직접 임명하든 위원회를 통한 추천을 하든 소수의 의견이 지배한다는 항의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직선제, 간선제를 둘러싼 대학들의 갈등은 그동안 끊임없이 있어 왔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직선제와 간선제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부분 위원회를 통해서 총장을 찾는 게 관례로 되어 있고 위원회를 신뢰하여 이루어진다.

결국은 신뢰의 문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구성원을 대표하는 위원회, 그리고 재단을 신뢰해야 하고 또한 위원회와 재단은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직선제를 가미한 간선제, 간선제를 가미한 직선제 등 다양한 형태의 총장선출 방식은 훌륭한 총장을 선임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마음이 일관성 있고 신뢰에 바탕을 둔다면 방식에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총장선출을 둘러싸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은 이러한 신뢰의 바탕 위에 운영의 묘를 잘 살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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