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 관련자들, 포항시민과 소통 채널 가동했나?”
“지열발전 관련자들, 포항시민과 소통 채널 가동했나?”
  • 등록일 2019.05.27 20:01
  • 게재일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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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항지진 관련 논문 작년에 이어 또 발간
‘지하유체 주입이 유발하는 지진 위험 관리’ 논문
“수리자극, 거대지진으로”… 포항지진 증거로 입증
5.4 지진 사전 차단할 수 있었던 4가지 방안도 제안
정부·기업·학자 등 지진 책임 근거로 활용될 수도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 24일 반영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정책특별기고(Policy Forum)는 포항지진 조사를 통해 지열발전으로 인한 인공지진 통제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사진은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포항지진관련 논문과 포항지열발전소. /사이언스지·경북매일DB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 24일 반영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정책특별기고(Policy Forum)는 포항지진 조사를 통해 지열발전으로 인한 인공지진 통제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사진은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포항지진관련 논문과 포항지열발전소. /사이언스지·경북매일DB

2018년 4월에 이어 2019년 5월 24일, 1년여 만에 사이언스(science) 과학저널이 포항지진에 관한 논문을 또 발간했다. 이번에는 소위 ‘포항레슨’을 중심으로 정책 포럼에 관한 내용을 실었다. 본 논문 원고의 평가자들과 사이언스의 편집자가 논문 게재를 결정한 것은 분명 사회적, 과학적 가치인 타당성과 신뢰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포항시민에게는 과학적 가치와 더불어 또 다른 귀중한 실증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이 논문이 포항시민 입장에서 포항 심부지열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관여한 정부와 기업, 학자, 전문가를 상대로 지진재난의 책임을 가릴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24일에 발표된 논문의 제목, ‘Managing injection-induced seismic risks’을 우리말로 옮기면 “지하유체 주입이 유발하는 지진 위험 관리”이다. 쉽게 해석하면 지열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물 주입으로 유발될 수 있는 지진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부제도 풀이하면 ‘물 주입으로 잠재적 위험이 누적되어 지진 위험성이 증가하는 현상을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위험관리 방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포항지진이 보여주었다’는 뜻이다.

논문의 저자들은 포항지진과 포항지열발전소의 연관성 조사에 참여한 이강근 정부조사연구단장과 W.L. Ellsworth를 비롯한 13명의 국내외 학자들이다. 논문의 시사점과 교훈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심부지열발전소는 수리자극을 통해 지하의 뜨거운 암반에 균열망을 형성시켜 물을 주입하고 데워진 물이 지상의 발전기를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 방식에서 수리자극이 큰 지진을 유발할 수 있고 수리자극에 투입되는 물의 양에 따라서 지진의 최대 규모가 좌우된다는 경험적 가설이 틀렸다는 것이다. 또 하나, 지열발전소가 발생시키는 지진이 수리자극 이후 바로 지진이 발생한다는 가설과 수리자극이 중단되면 큰 지진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는다는 가설의 부정을 포항지진의 경험적 증거로 입증했다.

두 가설은 포항지열발전소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규모 5.4 포항지진이 발생한 이후,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소가 발생시킨 유발 지진이 아니라고 주장할 때 동원한 가설이다. 그들은 수리자극에 사용된 물의 양(1만2천t)으로는 규모 5.4의 거대지진이 발생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그들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5차례 수리자극을 시도했다. 1, 2, 3, 4차 수리자극에서 발생한 지진은 자극 이후 바로 발생했다. 하지만 2017년 9월에 시도한 5차 수리자극은 2달 뒤에 일어났기 때문에 포항지열발전소가 발생시킨 유발촉발지진이 아니라 자연지진이라는 주장을 펼쳤던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 지난 2018년 5월 이진한, 김광희 교수와 그리골리 등 외국학자들에 의해 발간된 두 편의 사이언스 논문에 이어 이번 논문에도 실려 있다.

포항지열발전 실증시설 현장에 있는 두 개의 지열정 중에서 한 쪽 지열정(PX-1)은 물이 잘 주입되었지만, 다른 지열정(PX-2)에서는 물 주입이 순조롭게 되지 않았다. 통상적인 압력으로 PX-2에서 물 주입이 잘되지 않자 물 투입 압력을 통상 수리 자극에서 쓰는 압력인 20MPa(메가파스칼) 이상을 초과하여 거의 5배 수준인 90MPa 수준까지 높였다. PX-2지열정에서 1차, 3차, 5차의 수리자극을 하면서 90MPa 수준에 이르는 압력으로 단층에 과도한 충격을 주었다. 지진을 촉발시킬 수 있는 자극이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PX-2 지열정의 굴착과정 동안 3.8㎞ 깊이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단층을 만났고(intersected), 이후 거의 90MPa에 가까운 압력으로 1차와 3차 수리자극을 하면서 90차례 이상의 유발 지진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본진을 일으켰던 단층을 계속 자극시켰다고 한다. 이후 2017년 9월까지 연속된 수리 자극은 이미 이 지역의 지구조적 상태(tectonic state)에 따라 임계상태에 있었던 단층을 촉발케 한 환경을 조성했다. 단층이 임계상태에 도달해 있었다는 전조는 2017년 4월 15일의 규모 3.2지진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그들은 수리자극을 멈추지 않고 8월말에서 9월 사이에 다시 90MPa 수준의 압력으로 수리자극을 재개하여 거대지진을 촉발시켰던 주역들임을 암시하고 있다.

결국, 강한 물 주입 압력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수리자극 과정에서 알려지진 않은 단층을 계속 자극하여 지진을 수십 차례 발생시키고 결국 10㎞에 이르는 단층을 파열시켜 규모 5.4에 이르는 거대지진이 발생했다는 근거를 찾아냈다. 또한, 저자들은 유발지진들 중 가장 큰 지진이 물 주입량과 상관없고 그 지역 일대의 지구 구조적 상태와 유발지진의 발생 횟수가 더 큰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리자극만으로 거대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설을 부정했다. 이는 포항지열발전소 관계자들의 주장을 부정하는 담론이다.

두 번째로 논문의 저자들은 수리자극 이후 바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제기했다. 1960년대 이후 지진 사례로 예증하고 있다. 1967년 미국 콜로라도를 강타한 규모4.8 지진은 주변의 깊은 지열정에 수리자극이 종료된 이후 1년 지나서 발생하였다. 스위스 바젤 경우에도 3.1 지진이 발생하여 발전소 개발을 중지하고 물을 배출하여 감압을 시킨 이후 2~3 달 뒤에도 규모 3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수리자극 이후 바로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넥스지오측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본 논문에서 실제 사례로 증명하고 있다.

사이언스 논문은 포항지열발전소를 조사하면서 밝혀낸 사실에 근거하여 5.4 지진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포항시민 입장에서 보면 5.4 거대지진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도 있지만, 동시에 포항지열발전소를 주도하고 감시 감독해야 할 정부, 기업, 학자와 전문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함의도 있다. 4가지 측면에서 가능하다.

첫째, 지열발전소의 입지 선정이다. 포항 심부지열발전소는 포항 도심과 항구, 그리고 산업단지 부근에 근접하여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지진발생의 위험에 대처하는 방안은 지열발전소 건설과 운용에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지진위험의 진원지를 밝히고 대응, 감시, 위험 저감의 방안과 전략을 정부관계자와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마련하는 것이 “최상대책”(Best Practice)으로 봤다. 정부관계자와 지열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자 및 독립된 전문가들이 함께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잠재된 위험요소’(hazard)와 지진 발생 시의 ‘위해도’(risk) 등을 평가하고 지속적인 정보 수집을 통해서 업그레이드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운영을 중단 혹은 계속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논문의 주장에 비춰 포항지열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에 참여한 정부와 기업, 학자, 전문가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은 지진위험을 평가할 조직과 체계를 갖추고 있었는가? 그런 조직을 만들지 못하게 한 책임자는 누구인가? 지진을 알리기는커녕 지진을 진동으로 표기하면서 감추려고 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지진을 진동으로 표기하면서 슬쩍 감추려고 한 책임자는 누구인가? 지열발전소가 반경 2㎞ 내에 7만~8만의 도심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임을 몰랐다고 할 수 있는가? 부지 선정의 결정자는 누구인가? 단층 조사도 충분히 안된 현재의 부지를 선정한 과정에 정부 관계자, 학자, 전문가들은 어떤 역할 분담을 했는가? 지진위험을 예방하는 도구인 신호등 체계(Traffic Light System: TLS)에서 인구 밀집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했다. 그런데도 오히려 운영을 멈추는 빨간 신호의 경계를 2.0에서 2.5로 올려 위험평가체제를 완화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던가? 2.5로 완화하기도 모자라서 지진 통보 대상에서 포항시를 삭제하지 않았던가? 신호등 체제를 완화하고 포항시에게 통보하는 것을 삭제한 시스템으로 변경한 주동자는 누구인가? 이때 정부 관계자는 어떤 입장을 취했는가?

두 번째 2년이라는 시간 차원이다. 2016년 1월부터 본격적인 물 투입을 시작하여 2017년 11월 15일에 5.4 지진이 발생할 시기까지 기간이 약 2년 가까이 된다. 마지막 5차 수리자극 내지는 PX-2정에서 규모 3.2 지진이 발생할 때까지 시추 및 수리자극을 하면서 심부에서 수십 차례 지진들이 발생하였다. 또한 2015년 10월 말경 PX-2정에서 시추 작업을 하는 동안 160t 이상 이수누출 현상이 발생하여 현장지질학자의 기록이 존재하는데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무시하는 무능력을 보였다. 이수누출 현상을 포착했음에도 무시한 책임자는 누구인가? 외국전문가는 어떻게 알고 외국학술대회에서 발표하였는가? 외국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는 이수누출 현상에 대한 논의를 했는가? 외국전문가는 알고 있는데 한국 전문가는 왜 몰랐는가? 알고도 외면했는가?

논문은 2년 동안 PX-2 지열정 근접 지역에서 지진이 수십 차례 발생했는데도 지진위험을 평가하는 작업을 왜 하지 않았는가를 간접적으로 묻고 있는 문장도 있다.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자료가 2017년 4월 3차 수리자극의 자료이다. 이 자료를 전문가 집단들이 분석했더라면 5.4 지진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문장이다. 2017년 4월 15일 규모 3.2 지진이 발생한 4개월 이후 4차 수리자극을 시도하는데 4차 수리자극을 허용한 정부 당국자는 누구이며, 무슨 근거로 용인을 하였는가? 이 때 유럽 전문가들과 함께 4차 수리자극을 수행했는데 스위스 바젤의 사례를 잘 알고 있었을 외국 전문가들과 함께 규모 3.2의 지진에도 불구하고 수리자극을 계속해도 된다는 안전을 무시한 과감한 결단은 누가 내렸는가?

세 번째, 협치 체제의 운영이다. 논문은 지열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유발지진의 잠재적인 위험, 지진 발생시의 위해도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열발전소 프로젝트팀 관계자들과 과학전문 연구기관과 함께 참석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포괄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으로 실천한다. 협치 체제는 지속적인 대화채널과 개방적인 정책을 실천하는데 우선성을 둘 것을 요구했다. 지열발전소 관계자들은 정부당국과 여타 외국 전문가, 그리고 포항시민과 포항시 관계자들과 대화 채널을 가동하였던가?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는 몰라서 하지 않았는가 알면서 하지 않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전문가와 학자들은 외국 학술지에 여러 논문들을 서둘러 발표하면서도 운영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포항시민과의 대화 채널을 왜 가동하지 않았는가? 그 책임자가 누구인가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네 번째, 지진위험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신호등체계이다. 논문은 포항시가 인구 밀집 및 산업 중심지역 부근에 지열발전소 입지를 결정했다면 신호등체계(TLS) 모델은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여 운영해야 했다는 것을 지적한다. 단순히 수리자극에 따라 발생하는 지진 규모에 기반을 둔 전통적인 신호등체계로는 수리자극 작업의 운영여부를 결정하거나 지진위험에 대응하기 어렵다. “위해도에 근거한 신호등체계”(risk-based TLS)를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구 밀집지역임을 고려하면 단순한 잠재적 위험요소(hazard)가 아닌 확률이 낮더라도 실제 지진시의 사람에게 피해 가능성을 고려하는 위해도(risk)를 기반으로 신호등체계가 적용되어야 했다.

양만재씨
양만재씨

실제 위해도 기반의 신호등체계는 수리자극 뿐만 아니라 지하의 심부 저류층, 지열정 투입 주변의 심부 지질구조와 수리자극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통계와 다양한 자극에서 비롯되는 단층자극의 통계에 근거한 “발전된 신호등체계”(advanced traffic light system) 혹은 새로운 데이터를 계속 수집 적용, 업데이트하여 잠재, 실제 위험을 평가체제로 하면서 독립된 전문가, 정부규제자와 지방자치단체 정책결정자,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운영 지속이나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적응신호등체계”(adaptive traffic light system)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논문은 포항지진의 조사경험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글을 맺는다. “실제위험 위해도 조사와 분석은 독립된 전문가와 프로젝트에 책임을 가진 정부당국자가 참가하여 공식적인 절차에 의거하여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이는 포항조사경험에서 학습한 것이다.”

포항지열발전소의 건설과 연구에 참여한 학자와 전문가, 기업가들도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지진위험과 위험관리에 관한 이런저런 자료를 만들었고 논문도 발표하였다. 그들이 발표한 논문(K. I. Kim et al., 2018)도 발전된 신호등체계를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그 신호등체계가 2013년에 알려졌는데도, 포항지열발전소가 수리자극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2016년에 적용하지 않고 미래 연구 과제로 미룬 이유가 무엇인가? 그들이 미래과제로 돌린 탓에 5.4 포항지진을 발생시켰다고 할 수 있지 않는가? 그들이 바로 포항 지진재난의 원인 제공자이자 책임자가 아닌가?

/양만재 시민기자(포항지열발전 부지안정성검토TF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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