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투자 약속 ‘침상코크스’
광양으로 가는 등 상생 마찰음
李시장 등 일행 오늘 서울 방문
동반성장 새 계기 만들지 촉각

“포스코가 당기순이익이라는 지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해줬으면 한다.”

19일 이강덕 포항시장은 “20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만나면 포항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것”이라면서 “지난 50년간 유지된 포항과 포스코의 동반성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밝혔다.

20일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시민을 대표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만나기 위해 포스코 서울센터를 방문키로 하면서 이 자리에서 포스코가 성난 포항지역 민심을 달랠만한 카드를 내밀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시장의 포스코 서울센터 방문에는 서재원 포항시 의장과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동행한다.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최 회장을 만나 포스코의 포항투자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잇따라 최 회장과 회동하는 이면에는 당초 포스코가 7천억원이 투입될 침상코크스 공장을 포항에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경제성 등을 이유로 광양으로 변경한 것에 대한 항의가 깔려 있다.

침상코크스는 콜타르에서 기름 성분을 제거하고 열처리 공정을 통해 바늘모양으로 만든 고탄소 덩어리다. 전기로에 들어가는 전극봉 재료나 전기차 배터리, 수소차에 들어가는 탄소섬유를 만드는데 쓰인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012년 일본 미쓰비시 화학과 공동으로 출자해 광양에 자회사인 피엠씨텍을 만들었다. 피엠씨텍은 포스코의 제철 부산물인 콜타르를 활용해 침상코크스를 생산해왔다. 현재 연간 생산량이 25만9천t에 달하며 포스코케미칼의 실적호조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침상코크스 사업이 높은 성과를 내자 포스코케미칼은 포항에 7천억원을 투자해 침상코크스 공장을 신규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건립이 보류되고 말았다. 포항시는 최종단계에서 사업위치가 바뀐 것에 대해 정치적 배경이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도 내비치며 섭섭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또 포스코가 밝힌대로 투자시 경제성만 놓고 본다면 현 포항제철소 부지는 사실상 개발이 완료돼 더 확장이 어렵다며 크게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스코가 오늘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데에는 포항시민들도 한 몫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포스코가 이 점을 유념한다면 철강산업 외 또다른 신규 투자를 통해 지역사회의 미래를 도약시키면서 선도할수도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최 회장과의 미팅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포항창조경제센터 등 포스코가 약속한 사업들이 지지부진하다는 보고를 받고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철강공단 내 기업들과 시민들은 이 시장 등의 서울 방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포항상공회의소 상공위원은 “희망적인 소식이 들린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만약 이견만 확인하고 헤어진다면 향후 양측간에 나타날 갈등이 더 큰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시와 포스코는 오랜기간 동반자로서 함께 해 온 만큼 20일 만남 자리에서 양 측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