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 환경, 독일과는 다르다
한반도 통일 환경, 독일과는 다르다
  • 등록일 2019.05.19 19:53
  • 게재일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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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북미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다시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벌써 30년 전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성취했는데 우리는 아직도 분단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흔히들 우리는 독일 통일 과정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 통일 경험을 그대로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독일은 통일 당시 환경면에서 우리와 다른 점이 너무 많았다. 독일 통일은 그들 내부 통일 역량과 국제관계라는 외부 환경을 잘 조율하고 관리하여 이룬 성과이다. 우선 한반도의 통일 환경이 독일과 다른 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잘 극복 조정하는 것이 우리의 우선 통일 과제이기 때문이다.

서독은 분단 시부터 영토와 인구라는 하드웨어가 동독을 압도하였다. 서독은 전후 영국, 미국, 프랑스 점령지역을 토대로 수립된 민주 정부이고, 동독은 국토의 약 3분의1도 되지 않는 소련의 점령지역에 수립한 공산 정권이다. 통일시 동독은 인구 1천600만 명이었지만 서독은 6천500만 명으로 동독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한반도는 분단 시 영토는 북한이 남한보다 조금 크지만 인구는 남한에 비해 적었다. 현재 남한은 인구는 5천만을 조금 넘었지만 북한은 2천500만 정도 일 뿐이다. 통일시 서독은 ‘라인 강의 기적’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이 약 2만 달러가 넘었지만 동독은 그 절반에 미칠 정도였다. 현재 남한의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인데 북한은 겨우 1천500달러로 남북 격차는 20대1이다. 분단 시 동서독의 교류 협력과 남북 간 교류협력은 차이가 많다. 서독은 연 평균 26억 달러를 동독에 지원하였다. 이는 과거 김·노 민주당 정부 10년간 지원한 액수와 맞먹는데 우리는 ‘퍼주기’ 논쟁이 계속되었다. 전 동독인들의 서독에로의 탈출은 456만6천300명이라고 추정되지만 남한 정착 탈북자는 3만2천 명 정도일 뿐이다. 분단 후 서독에서 동독으로 가는 17억8천500만 통의 편지와 소포에는 커피와 초콜릿 등이 담겼지만 남북 간에는 서신 교환마저 되지 않는다. 양독 간에는 친인척 방문과 자유 여행이 허용되었지만 한반도에는 일부 이산가족 상봉만 있을 뿐이다. 동독에는 종교가 허용되었지만 북한에는 아직도 종교의 자유가 없다. 양독 간에는 상호 방송시청과 기자단 파견이 가능했지만 남북 간에는 언론이 엄격히 상호 통제되고 있다. 서독에는 공산당이 합법화되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불법화되고 있다.

통일의 외교 환경이 독일과 우리는 많이 다르다. 한반도의 분단이 얄타 협정에 의한 미소 신탁통치의 소산이라면 독일의 분단은 4국의 분할 지배의 결과이다. 독일은 주변의 미·영·불 등이 유럽 통합 차원에서 독일 통일을 희망했으며 당시 소련도 동·서독의 통일에는 적극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반도 주변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주변 4강이 한반도의 통일에 관한 입장은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양독 간에는 전쟁이 없었지만 남북 간에는 3년간의 전쟁이 있었다. 그후 미국이 자유 민주주의적 친미 통일정부를 원한다면, 중국은 사회주의적 친중 통일 정부를 바란다. 과거 서독이 당시 구소련에 경제적 지원을 통한 선린관계를 유지했다면 북미 간에는 아직도 적대적 공존이 존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통일 환경을 우리도 독일처럼 순기능적 환경으로 바꾸어야 한다. 소득 수준의 향상이 주민 의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남북 경제 교류 협력을 통해 북한 주민의 소득 수준을 올리면 그들 스스로 보다 살기 좋은 체제를 선택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도 서독처럼 경제적 통일 역량을 강화하여야 한다. 서독은 정권 교체와는 상관없이 브란트의 동방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우리도 화해 협력이라는 대북 정책의 기본 틀을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유지해야할 것이다. 우선 비핵화와 대북 제재라는 현안이 해결되면 북미뿐 아니라 남북 관계는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통일 환경의 변화를 위해 매진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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