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산나물을 채취하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영양군 제공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왔다.

아침, 저녁과 달리 따뜻한 햇빛을 받은 산나물도 영양의 도처에서 자라고 있다.

일찍이 얼음장 밑에서 파릇파릇 돋아났던 냉이 같은 봄나물이나 화려한 봄꽃이 가득하고, 신록이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 다가왔다. 경북 북부 태백산맥 남단에 위치한 영양군은 서울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크기임에도 인구가 1만8천명에 미치지 못해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영양엔 청정 자연이 주는 맑은 공기와 바람, 강한 태양빛으로 빚은 고추와 사과 같은 농산물이 가득하다.

낙동강의 상류 지류 반변천의 발원지인 일월산의 청정 자연 속에서 탄생한 산나물의 향연이 5월 2일부터 5일까지 영양군청과 영양전통시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5번째를 맞이하는 영양산나물축제는 지난 2월 ‘2019 경상북도 우수축제’로 선정돼 도비지원금 4천만원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최우수축제 2회, 우수축제에 8회 선정됨으로써 영양뿐만 아니라 경북도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영양산나물축제는 영양군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외면했었던 산림, 그리고 산림 도처에 널려 있는 ‘산채’에 주목하면서 시작됐다. ‘산채’라는 소재의 특이성과 발전가능성에 영양의 부족한 관광인프라를 극복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영양산나물축제. 이제 산채의 무한한 가능성이 하나씩 발견되고 있다.

 

5월 2일~5일 ‘영양산나물축제’
산나물·약초·고기 함께 즐길수 있는
‘산촌먹거리촌’ 운영, 입맛 저격
시인 ‘조지훈예술제’ 동시 개최
맛·문화·예술 접목한 축제준비 총력

△제15회 영양산나물축제, 초심으로 돌아가다

15회를 맞이하는 영양산나물축제는 5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영양군청, 영양읍 복개천, 영양전통시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축제가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작년까지 행사를 진행하던 영양공설운동장에서 영양읍내로 장소를 이전한 점이다.

지난 2016년 12회 영양산나물축제를 개최하면서 기존에 군청전정 개최로 인한 좁은 행사장 여건으로 발생한 관광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메인 행사장을 영양공설운동장으로 이전했다. 보다 넓은 공간에서 행사장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많은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마련해 지난 3년간 축제를 개최했다.

하지만 축제장 접근성에 대한 관광객들의 불편함이 꾸준히 제기되고, 특히 민선7기 출범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산나물축제장을 영양읍내로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이에 오도창 영양군수는 공약사항인 축제장 읍내 이전을 실행해 제15회 영양산나물축제는 영양군청과 영양전통시장 일원에서 개최하게 된다.

산나물 채취 체험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산나물 채취 체험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먹GO 보GO 즐겨라!

작년 산나물축제는 산나물 판매, 일월산 산나물 채취체험, 별이 빛나는 밤에 콘서트, 산채 가장행렬, 1천219인분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 원놀음공연, 읍면풍물경연대회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나 올해는 관광객이 행사장을 방문해 진정으로 ‘먹고 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준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차별화의 시작은 지난 축제에 선보인 산촌먹거리촌이 업그레이드 돼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산나물, 약초와 고기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산촌먹거리촌은 축제장 내에 있는 축협판매장에서 구매한 고기를 굼터에서 산나물과 같이 구워먹을 수 있게 운영한다. 이를 위해 항아리 참숯 바비큐 10곳을 마련해 바비큐와 산나물의 절묘한 맛의 조합을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특별하고 색다른 맛을 느끼다

유명 셰프들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한 고등어육개장은 찾아보기 힘든 경상도 내륙지방 요리다.

영양은 울진, 영덕처럼 항구와 가까워 예로부터 생고등어를 활용한 육개장을 만들어 먹었다.

맛이 최고로 오른 대파와 고등어뼈로 육수를 내고 살을 찢어 넣어 고명을 낸 뒤, 고추기름을 뽑아 얼큰하게 만든 영양의 별미가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관광객들이 구입한 산나물을 무치고, 삶고, 포장도 해주는 ‘산나물 요리보고 조리보고’ 부스도 관광객을 기다린다.

많은 관광객들이 산나물을 구입하지만 어떻게 요리해야 최고의 맛을 내는지, 적합한 요리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잘 모른다.

이를 감안해 산나물 조리사가 친절하게 요리 방법 등을 알려주고 보여준다.

지난해 열린 영양산나물축제 현장 모습.
지난해 열린 영양산나물축제 현장 모습.

△영양산나물축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15살 생일을 맞는 영양산나물축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공간도 마련된다.

지난 1회부터 축제의 역사와 배경을 관광객들이 알 수 있도록 역대 축제포스터와 사진을 전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흘러온 산나물축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옛 사진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장은 지금까지의 흔적과 앞으로 산나물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소중한 시간여행의 공간이 될 예정이다.

△복고를 즐긴다

이번 영양산나물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영양축제관광재단은 복고풍 스타일로 제작된 홍보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양 버스정류장을 배경으로 1970~80년대 복장, 그리고 이름조차 생소한 이용소와 여인숙 그리고 목욕장을 배경으로 과거의 감성을 끌어내는 홍보물로 영양군을 알리고 있다. 또한 이를 페이스북에 게시해 10만 뷰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영양산나물축제 기간에도 ‘Back to 1988’이라는 주제로 복고 의상과 소품을 렌탈하고, 관광객들이 홍보 영상에 등장했던 오래된 이용소와 여인숙, 목욕장을 소개하며 사진을 찍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색다른 재미와 옛 추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양산나물축제장을 찾은 가족들.   /영양군 제공
영양산나물축제장을 찾은 가족들. /영양군 제공

△산나물축제와 조지훈예술제의 앙상블

한국 현대시의 주류를 완성한 청록파 시인이자 논객으로 ‘지조론’의 저자인 조지훈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자 그의 고향인 영양군 일월면 주실마을에서는 산나물축제 기간인 5월 4일부터 5일까지 ‘제13회 조지훈예술제’를 개최한다.

작년까지 ‘지훈예술제’로 불린 축제에서 선생의 이름을 모두 넣은 명칭으로 축제명을 바꿔 의미를 더하고, 한 단계 더 발전된 축제로 나아갈 방침이다.

올해 조지훈예술제의 주제는 ‘한국의 지성(知性)’이다. ‘지조는 선비의 것이고 교양인의 것이며 모름지기 지성인이라면 누구나 갖추어야할 덕목’이라는 문장을 ‘지조론’에서 발췌해 예술제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제13회 조지훈예술제는 백일장, 사생대회, 지훈 시 낭송 퍼포먼스, 강연, 공연 등 문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예술제로 구성해 모든 연령층이 재미있게 즐기며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영양축제관광재단은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영양군의 친절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관광객들에게 음용수와 화장실을 제공하는 ‘축제참여 착한식당’을 선정한다. 또 기존의 산나물 판매 위주에서 탈피해 영양이 자랑하는 다양한 산촌문화를 체험하고, 특화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해 영양산나물축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산나물축제가 주민들이 화합하는 계기가 되고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관광객들이 다시 영양을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변화의 흐름에 맞춘 다양하고 독특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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