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경북 울진과 강원도 동해안지역 해역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몹시 불안해 하고 있다.

22일 오전 5시 45분 울진군 동남동쪽 38km 해역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 발생 깊이는 21km로 추정되며 지진 발생 4분 뒤인 오전 5시 49분에는 인근에서 규모 1.3의 여진도 발생했다. 이번 지진이 다소 먼 바다에서 발생해 다행히 지진 피해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신고가 경북 11건, 강원 1건 등 12건에 그쳤고, 인근 원자력발전소인 한울원전도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 가동 중에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연이어 발생한 지진으로 지역민의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울진 지진보다 사흘 앞선 지난 19일에는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4km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었고, 그보다 앞서 지난 2월10일 포항 앞바다서도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 1월 1일에는 영덕군 동북동쪽 29km 해역에서도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다.

올 들어서만 동해안 해역에서 벌써 4번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러다 지진 해일이 밀려오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은 형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동해안 해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지진이 상호 연관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학적 근거를 가진 설명일거라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왠지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다.

2016년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이래 우리나라도 이젠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국민들도 과거와 달리 지진에 대한 염려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연 평균 50여 회에서 최근에 와서는 연 평균 200회를 넘고 있다고 한다.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려주는 시그널로 보아야 한다. 인재로 밝혀졌지만 포항지진으로 동해안 지역 주민 사이에는 지진에 대한 트라우마가 알게 모르게 많이 스며들어 있다.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직 많은 사람은 지진 피해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시설 생활을 하고 있다. 문제는 잦아지는 지진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얼마나 대비책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거의 전무한 사정으로 보인다. 큰 지진이 오면 그냥 당할 수밖에 없다. 지진과 관련한 대비와 교육이 절실하다.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의 사례를 교훈 삼아 해저지진에 대한 정밀조사와 선제적 대응책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연세대 홍태경 교수는 “한반도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 쪽으로 끌려가 지진이 발생하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했다. 홍 교수의 지적에 모두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국은 서둘러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