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산나물, 웅장한 암벽, 향긋한 사과향… 고개드니 어느새 ‘청송’
구수한 산나물, 웅장한 암벽, 향긋한 사과향… 고개드니 어느새 ‘청송’
  • 홍성식기자
  • 등록일 2019.04.04 20:02
  • 게재일 2019.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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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웃음으로 ‘청송사과축제’를 즐기는 아이들.
환한 웃음으로 ‘청송사과축제’를 즐기는 아이들.

당당하게 솟은 거대한 암벽에선 남성적인 기백이 읽히고, 자신의 품에서 수만 그루 나무와 갖가지 동물을 기른다는 면에선 여성적인 포용력을 보여주는 주왕산.

청송의 주왕산은 백두대간을 따라 늘어선 웅장하고 신비로운 한국의 명산들 중 하나다. 청송군을 찾은 여행자들은 주왕산의 기암절벽에 한 번 놀라고, 철마다 바뀌는 미려한 자연의 색채에 다시 한 번 놀란다.

1976년 3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사과’와 함께 청송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한지 오래다. 특히 가을철 주왕산의 단풍은 전국에서 관광객을 불러들여,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왕산의 가을만 아름다운 건 아니다. 봄날의 주왕산 역시 길고 지루했던 겨울을 밀어내고 새로운 생명의 호흡으로 가득한 경이로운 공간이다.

4월에 청송을 찾는 사람들은 주왕산 인근 식당에서 독특한 맛의 산나물을 즐기며 감탄사를 토해낸다.

청송군은 바로 이 주왕산 아래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를 이용해 비약적인 경제 발전과 문화·관광적 풍요로움을 꾀하고 있다.

사과 재배와 관련된 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사과축제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

여기에 더해 최근엔 새콤달콤한 맛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청송자두’의 육성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청송군청의 설명이다.

주왕산 아래서 향기로운 꿈을 간직한 채 커가는 사과와 자두.

그것들과 만나러 청송을 향하는 차에 올랐다. 청송군이 추진하고 있는 사과와 자두 관련 정책의 방향과 전망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세일즈맨’ 윤경희 청송군수
“사과 재배기술, 북한에 이전해
“청송사과원 조성할 터”

◆ 윤경희 군수 “청송사과 알리고 판로 개척하는 세일즈맨 될 터”

윤경희 청송군수는 ‘지역의 특산물인 사과를 알리고, 판로를 개척하는 세일즈맨’을 자처한다.

‘자연이 만든 명품 청송사과’라는 최상의 평가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가졌다.

그렇기에 청송군민과 언론은 그를 일컬어 “세일즈 군수”라고 부른다.

윤 군수를 포함한 청송군 농업 관계자들에 의하면 청송사과는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탁월한 자연조건에서 자라기에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닌다고 한다.

청송군이 특산물로 육성하고 있는 먹음직스런 청송자두.
청송군이 특산물로 육성하고 있는 먹음직스런 청송자두.

청송군의 과수원들은 통상 해발 25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그렇기에 생육기간 중 일교차가 13.4℃로 매우 크고,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지리적 환경 자체가 사과 재배에 알맞다.

청송군청의 설명에 따르면 “청송사과는 시대에 맞춰 품종을 갱신하고 있다”고 한다.

관수와 지주 시설 등의 투자에도 노력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품질 좋은 퇴비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지속적인 교육으로 사과 재배기술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청송사과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이러한 이유가 배경에 있기 때문. “전국 최고의 사과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홍보 마케팅 활동과 유통시설 확충,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로 농가의 수입을 창출할 것”이라는 게 청송군의 다짐이다.

이와 관련해 취임 전부터 “군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최상의 행정이기에 청송 주민들이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세일즈 군수’가 되겠다”고 말해온 윤경희 군수의 행보는 눈여겨 살펴볼 가치가 충분하다.

윤 군수는 2013년부터 6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청송사과의 재배 기술을 북한에 이전해 그곳에 청송사과원을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그는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청송사과가 통일의 사과이자 평화의 사과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청송사과의 해외 수출이 확대되는 것은 사업의 성공을 통해 얻어질 덤이다.

이를 위해 청송군은 지난해 8월 사업 추진을 위한 전담부서인 ‘농업교류협력 TF팀’을 만들었다.

현재는 남북관계가 다소 경색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 국면이 해소돼 교류가 활성화된다면 윤 군수의 청사진도 더불어 구체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시기에 대비해 청송군은 교류협력기금 조성과 행정지원 방안을 담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제정과 ‘청송군 남북교류협력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이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통일 대비 역량강화교육’도 실시했다.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솟아나는 봄날의 주왕산.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솟아나는 봄날의 주왕산.

◆ ‘청송사과축제’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

청송군에서는 지난 2004년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청송사과축제’가 처음으로 열렸다.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모은 이 축제는 이후 청송군 부남면에 전해오는 ‘도깨비 석교’ 설화와 합쳐져 ‘사과·도깨비 퍼레이드’와 춤 경연대회가 펼쳐지는 ‘청송 도깨비·사과축제’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청송군축제추진위원회가 “한국 대표 사과 산지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가는 것이 축제의 주요 포인트”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청송사과축제’로 다시 개명됐다.

사실 그간 청송사과축제는 축제장 주요 현장인 청송사과테마공원 오토캠핑장의 효과적 활용이 어려웠고, 그곳이 도심과 떨어진 탓에 야간 활용도도 낮았다. 또한 대중교통의 접근성도 떨어졌다.

이를 감안해 윤 군수는 청송사과축제를 군민이 주도하는 참여형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메인 무대를 용전천의 현비암 앞 수변공간으로 옮기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축제 참여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젊은 세대의 국내산 과일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됐다. 사과의 소비층을 다양화하기 위해 청송군과 윤경희 군수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현장에서 청송사과를 알리는 흥미로운 이벤트도 진행했다.

무료로 사과를 선물 받은 야구장 관중들은 이 사실을 SNS를 통해 알렸고, 이는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윤 군수는 평소에도 “좋은 품질에 홍보와 마케팅이 더해진다면 청송사과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이런 홍보 활동의 일환으로 청송군은 지난해 겨울 국내 최대 농산물 매장인 하나로클럽 서울 양재점에서 지역 농협과 함께 ‘청송사과 홍보·판촉행사’도 펼친 바 있다.

또 청송사과 GAP사업단, 농촌지도자 청송군연합회 등의 농민단체도 부산과 포항에서 청송사과 홍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신비로운 안개가 드리워진 청송 주왕산의 풍경.
신비로운 안개가 드리워진 청송 주왕산의 풍경.

◆ 앞으론 ‘청송자두’도 인기 높은 과일로 육성

한편 청송은 사과에 이어 자두를 대표적 특산물로 키워갈 예정이다.

“새로운 소득작물의 발굴과 육성으로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청송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군청의 설명.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6억6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청송자두 명품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사업은 농업회사법인 주왕산자두와 자두 재배농업인을 대상으로 청송자두공동선별장 등에서 진행된다.

최고 품질의 청송자두 재배단지 100ha 조성과 자두 생산을 위한 친환경자재 지원, 기술교육 지원, 병해충 방제체계 개발을 목표로 하는 청송자두 명품화 프로젝트.

사과 껍질 길게 깎기 대회.
사과 껍질 길게 깎기 대회.

이 사업은 자두 공동선별과 출하를 위한 기반시설 확충과 비파괴당도선별기 설치, 청송자두 출하기준 정립 등 유통 분야에서도 전개된다.

이와 함께 청송자두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노력이 투입된다.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하고, 지리적 표시제 인증을 통한 이미지 제고는 물론 백화점·대형마켓과의 상호 협력관계 구축 등이 진행되는 것.

청송군 농업 전문가들은 “유망 자두 품종을 분산 식재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시스템 구축 등을 열정적으로 추진한다면 청송자두 명품화가 보다 가까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제 머지않아 주왕산 주변엔 청송사과와 함께 싱그러운 청송자두의 향기까지 그득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되면 청송을 찾는 관광객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주왕산면’으로 새롭게 태어난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면 선포식’에 참석한 윤경희 청송군수와 관계자들.
‘주왕산면 선포식’에 참석한 윤경희 청송군수와 관계자들.

“일제강점기 단순한 방위 개념에 의해 이름 붙여진 부동면이 3월 1일부터 주왕산면으로 바뀝니다. 이는 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정리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또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간다는 21세기적 요구에도 부응하는 것입니다.”

청송군 부동면이 최근 ‘주왕산면’이 됐다. 더불어 청송군 이전리도 ‘주산지리’로 이름을 바꾸었다. 위의 요약된 설명이 행정구역 명칭 변경의 이유다.

그간 청송군청은 부동면을 지역적 특색을 살린 주왕산면으로 바꾸는 절차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는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 찬반 조사를 진행했고, 압도적인 찬성 의견(조사 참여자의 99%)에 따라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명칭 변경이 완료됨에 따라 앞으로는 공문서와 지도, 관광안내문, 도로표지판 등에서 부동면과 이전리라는 명칭은 사라진다. 그 자리를 주왕산면과 주산지리가 대신하는 것.

청송군은 주왕산면과 주산지리의 ‘새로운 생일’을 기념해 지난 3월 1일 주왕산면사무소에서 ‘주왕산면 선포식’을 열었다.

또 새로운 명칭을 내외에 홍보하기 위해 최근엔 주왕산면사무소 특설무대에서 ‘주왕산면 선포기념 한마음 축제’도 개최했다. 이 행사에선 지신밟기, 풍물놀이, 인기가수의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고, 주민을 포함한 참석자들은 명칭 변경의 의미를 되새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윤경희 군수는 “주왕산과 주산지라는 청송의 대표 관광상품을 지역명으로 활용함으로써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겠다”며 “이를 통해 관광객이 늘어나고,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주왕산면은 고려시대엔 송생현으로, 조선시대 때는 청보군으로 불렸다. 근세 이후 1914년부터 지난 3월 1일 이전까지의 명칭은 부동면이었다.

주왕산면에는 현재 1천112가구 1천95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왕산과 주산지, 절골과 얼음골 등 청송의 주요 관광지가 자리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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