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는 1980년생이다. 올해 만 39살이다. 30대 젊은 대통령으로 세계의 이목을 모았던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보다도 3살이나 젊다.

1990년 정계에 입문, 2017년 뉴질랜드 노동당 대표를 맡았고 그해 총리로 선출됐다. 1856년 이후 여성으로서는 뉴질랜드 최연소 총리가 된 인물이다. 총리 재임 중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고 출산 휴가를 한 최초의 여성 총리다.

작년 4월 미국의 시사잡지 타임지는 그녀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했다. 그녀의 정치적 성향은 중도 좌파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진보인사 중 한 명이다.

다만 이민문제에 대해선 보수 우파적 면모가 강하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우파인 국민당이 오히려 이민에 대해 긍정적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젊은 여성인 아던 총리가 갑자기 세계인의 시선을 모았다. 테러사건으로 그녀에게 시선이 쏠린 게 아니다.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무슬림 총기테러보다 테러에 대응하는 그녀의 대응 리더십에 세계가 주목을 한 것이다.

테러 행위에 대한 즉각적이면서 단호한 태도뿐 아니라 침착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 그녀의 대응방식에 많은 이가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특히 히잡을 쓰고 충격과 공포에 빠진 무슬림 공동체를 찾아간 그녀가 무슬림을 안고 함께 아파했던 모습을 두고 세계 언론은 ‘훌륭한 지도자’ ‘진정한 영웅’이라는 표현을 썼다.

테러에 대한 분노와 증오보다 공감 있는 언어 구사와 행동으로 무슬림의 아픔을 위로하고 그들의 편에서 지지를 보낸 그녀의 용기 있는 리더십에 대한 칭찬이다. 최고의 공감 리더십이라 평가했다.

한 나라의 총리로 국정 전반을 다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위기 때 보여주는 지도자의 리더십은 그 나라 국민에게 주는 영향이 크다. 그의 리더십이 국민의 정서와 부합할 때 국민이 느끼는 만족감도 크기 때문이다. 30대 젊은 여성 지도자를 총리로 뽑은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그녀가 보인 리더십은 충분한 만족감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