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국민의 혼인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황혼이혼은 역대 최다의 기록을 세운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사실은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를 통해 드러났다. 혼인율이 이처럼 뚝 떨어지고 있는 것은 극심한 경제난을 오롯이 반영한다. 이혼율 증가는 고령화 현상의 연장 선상에서 해석된다.

‘헬조선’을 벗어날 수 있는 다각도의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한없이 얼어붙고 있는 경기부터 하루빨리 녹여내야 한다.

통계청이 전국 시·구청 및 읍·면사무소에 신고된 혼인·이혼신고서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粗)혼인율은 5.0건으로 전년보다 0.2건 감소했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였다. 혼인 건수도 25만7천600건으로 전년보다 2.6%(6천800건) 줄었다. 1974년 혼인 건수(25만9천600건) 이후 4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연간 혼인 건수는 2012년 이후 7년째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20대 후반~30대 초반 혼인이 줄었다. 남성은 30~34세 혼인 건수가 전년보다 5천300건(5.4%), 여성은 25~29세가 3천300건(3.5%) 줄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이 33.2세, 여성이 30.4세로 전년보다 각각 0.2세 상승했다.

한편 지난해 이혼은 10만8천700건으로 전년보다 2.5%(2천700건) 증가했다.

특히 결혼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전년보다 9.7% 증가해 3만6천327건을 기록했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이혼 구성비로 보면 혼인 기간 20년 이상이 3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남성의 연령별 이혼 구성비를 보면 40대 후반이 1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초반(15.2%), 40대 초반(14.8%) 순이었다. 여성의 이혼은 40대 후반(17.6%), 40대 초반·30대 후반(각각 15.8%)에서 많았다.

통계청 관계자도 분석하듯이 조혼인율, 혼인 건수가 감소하는 것은 인구 구조 변화, 청년실업·전세 가격 상승, 결혼 기피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경기 침체로 인해 결혼 동기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젊은이들이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할 자신이 도무지 없는 것이다. 경제난 문제로 인해 앞길을 헤쳐가기 힘든 청년들이 한사코 결혼마저 기피하는 현상은 나라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는 심각한 ‘국가위기’ 문제다.

정부는 하루빨리 국민 피부에 확실하게 와 닿는 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나라를 지옥(Hell)으로 여기는 청년들이 득시글거리는 이 같은 세태를 언제까지 강 건너 불 보듯 할 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