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에 악용되는 마약류를 유통시킨 일당이 경북지역 경찰에 검거됐다. 때마침 클럽 버닝썬 사건이 알려지면서 마약류를 악용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진 가운데 지역에서 관련 범죄가 적발되자 마약류의 지역사회 유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버닝썬 사건으로 알려진 일명 물뽕(GHB)을 사들여 유통시킨 일당 3명을 붙잡았다고 한다. 또 이를 사들인 대학생과 성인용품 사업자도 같은 혐의로 붙잡아 불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붙잡힌 일당이 소유한 마약류는 최근 10년 사이 적발한 마약류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이라고도 했다. ‘물뽕’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무색무취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음료수에 타는 수법으로 주로 성범죄에 악용돼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버닝썬 사건이 터지면서 서울지역 유명 클럽을 중심으로 이미 이 같은 마약류가 암암리에 성행됐을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그동안 당국의 관심 부재 속에 우리 사회도 특정장소와 연령층을 대상으로 마약류의 사용이 상당히 퍼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이번 사건으로 제기됐다. 어쩌면 버닝썬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있다.

경찰청이 버닝썬 사건으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자 마약류 유통과 투약범죄, 성범죄 등에 대한 근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얼마나 유효한 근절책이 나올지 모르나 단속과 더불어 사회적 관심과 공동대응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마약류 사용이 악질적 범죄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물의와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교육을 통해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물론 입법을 통한 법 체제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 마침 민주당 박병선 의원(대전 서갑)이 마약류 등을 이용한 준강간에 대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 미약류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해 강간이나 유사강간보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법 취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성범죄 관련 마약류 감정 건수가 2015년 462건에서 2018년에는 861건으로 늘어났다. 4년 사이 두 배가 증가했다. 마약류 성범죄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증거이다. 버닝썬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마약류의 악용 사례가 비로소 조명됐지만 이것이 알려지기 전에는 사실상 큰 관심의 영역은 아니었다.

지금부터 마약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나 문제점을 가르치는 사회적 각성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음란물 유포 등 우리 사회 성범죄는 날로 다양해지고 지능화되고 있다. 마약류를 악용한 성범죄도 같은 범죄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마약류 사용이 서울 등 특정 클럽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란 데 모두가 주목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넓은 공감대를 갖고 대응할 심각한 사회문제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