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3개월 포항철길숲, 시민들로 ‘북적’
개통 3개월 포항철길숲, 시민들로 ‘북적’
  • 김규동 기자
  • 등록일 2019.03.18 20:26
  • 게재일 2019.0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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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교회서 옛 포항역까지 4.3km
자전거길․산책로․체력단련장․음악분수 등 조성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구르고 걷고 뛰고 ‘최고’

17일 오후 포항철길숲에 나들이객들이 붐비고 있다.
16일 오후 포항철길숲에 나들이객들이 붐비고 있다.

포항 효자교회에서 옛 포항역 구간 ‘포항철길숲’이 3월 셋째 주말을 맞아 나들이객들로 크게 붐볐다.4.3km의 철길숲은 어울누리길, 활력의길, 여유가 있는 띠앗길, 추억의길로 나눠 조성됐으며, 그곳에는 자전거길, 산책로, 체력단련장, 댄싱프로미너드, 갤러리, 폐철길, 음악분수, 불의정원, 오크의정원, 유아놀이숲, 애환의숲, 정자 등이 나들이객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었다.

포항시는 포항역의 흥해읍 이인리 이전 뒤 폐선이 된 이곳 일대에 국․도․시비 258억 원을 들여 도시숲을 조성, 지난해 12월 완전 개통했다. 철도유휴부지는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기부채납조건으로 토지무상 사용을 허가 받았다.

포항철길숲 개통 3개월을 맞은 16일 4.3km의 포항철길숲을 둘러봤다.

▢ “지난해부터 걷다보니 6~7kg 체중 줄어”

포항철길숲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체력단련장이 취재팀을 맞았다. 어르신 4명이 큰활차, 허리돌리기, 옆파도타기 등의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곳으로부터 20m 가량 떨어진 곳에는 수령 200년 이상 된 것으로 전해지는 우람한 팽나무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팽나무는 태풍에도 잘 견디며 강인함 때문에 선비들이 자신의 정원에 심기를 즐겨했다고 한다.

이 팽나무는 효자동 SK1차아파트 진입로 맞은편 7번 국도변 인도에 있었으나, 2017년 7번 국도확장공사로 인해 같은 해 9월 이곳으로 이식됐다.

시원하게 뚫린 자전거 길에는 킥보드를 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봄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이들도 많았다. 산책로에는 노년기에 가장 적절한 운동으로 평가받는 ‘걷기운동’을 하는 수십 명도 눈에 들어왔다.

60대 주부는 “지난해 말부터 효자교회에서 옛 포항역까지 걸었더니 6~7kg의 체중이 줄어들었다”며 “매일 1시간 30분간 소요되는 이 길을 걷고 있다”고 자랑했다.

▢ “봄바람 맞으며 철길로 걷는 재미 쏠쏠”

군데군데 보존한 철길과 그 철길로 걸으며 옛 추억을 떠올리는 어르신도, 재미삼아 그 뒤를 뒤따라 걷는 아이들도 있었다. 철길건널목과 차단기, 철도 제어기 등은 포항철길숲의 운치를 한층 더 했다.

아이들이 파도타기 자전거를 즐기고 있다.
아이들이 파도타기 자전거를 즐기고 있다.

▢ “자전거로 파도 타는 기분… 기분 짱”

댄싱프로미너드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그 위로 파도를 타듯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주행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박승재(대이초등 6년)․문성은(같은 학교 친구)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거리가 짧아 마치 파도를 타는 것 같아 재미가 있어 자주 와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곳으로부터 30m 더 걸으니 대잠고가차도 아래 효자갤러리가 나왔다. 스틸로 만든 대형 거울이 장식돼 있었다. 다리 아래의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한가롭게 보였다.

왕관을 쓰고 손을 높이 들고 있는 어린 왕자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앞에는 나들이객들이 웃으며 구경하고 있었다. 스틸 아트작품이었다.

효자주택단지와 연결된 계단으로 포항철길숲을 찾는 이들도 있었다.

훈훈한 봄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잘 단장된 화단의 각양각색의 꽃들과 주변 나뭇가지를 흔들었다.

어울누리숲은 폭이 100m나 족히 되어 보였다. 8개의 문이 만들어져 있었고, 각종 운동기구, 화단, 벤치, 스틸 아트작품,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등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 “어릴 적 묘위에서 구르던 기억 새록새록”

정신없이 구경하다 발길을 기억의 숲으로 돌렸다.

기억의숲에는 둥근 모형의 언덕이 곳곳에 만들어져 있었다. 묘위에 올라가 구르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기억의숲이 정겹게 느껴졌다.

불의정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는 나들이객.
불의정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는 나들이객.

▢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구경도 흥미진진

불의정원에 도착하니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불의공원 앞에는 포토존도 설치돼 있었다. 신기해하며 기념촬영 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불은 한 업체가 2017년 3월 포항철길숲 조성과 관련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굴착기로 ‘지하 100m’까지 관정을 파다가 분출된 천연가스에 불꽃이 옮겨 붙어 2년이 지나도록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었다.

한국가스공사 가스연구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땅속 180m 아래 가스를 함유한 사암층을 발견했으며, 가스층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불은 5~10년간 타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언젠가 이곳으로부터 1km가량 떨어진 대잠네거리 주변 삼각형 모양의 부지에서 목욕탕 건립을 위해 관정을 뚫다 천연가스가 솟아올랐다는 예기가 떠올랐다.

불을 유심히 관찰하던 40대는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인위적인 유발사고를 막기 위해 불의공원에 CCTV를 설치하고, 포항시 CCTV통합관제센터에서 24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선영(이동중 1년)․이시정(대이초등 3년)은 “신기하다. 천연가스가 아깝다는 마음이 든다. 환경오염도 우려된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발길을 돌렸다.

‘미카’라고 적힌 증기기관차의 모형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육중한 기관차가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아래에는 폭포와 연못이 조성돼 있었다.

벤치에 않아 휴식을 취하던 이태종씨(72․상도동)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이곳에 앉아 증기기관차를 바라볼 때가 많다”고 했다.

▢ “음악 따라 춤추는 물줄기 환상적”

대잠고차도 아래 한터마을을 지나니 오크정원, 음악분수대, 유아놀이숲이 이어졌다.

한터마을의 무대에서는 건강교실이 열리고 있었고, 오크정원은 나무와 벤치 등의 풍경이 서정적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곳곳에 앉아 사색하는 이들도 많았다.

음악분수대에는 아이들이 많아 아이들의 놀이터로 연상됐다. 자전거를 타는 아이, 뛰어 다니며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 그늘 막 아래서 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밝고 씩씩해 보였다. 주말이라 물줄기는 뿜어내지 않았다.

30대 주부는 “아이들의 극성에 이곳을 찾았다”며 “음악분수는 휴일 오전 10시, 낮 12시, 오후 2시, 4시, 6시 20분씩 가동된다. 음악에 따라 물줄기가 춤을 춘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유아놀이숲에서 노는 아이들.
유아놀이숲에서 노는 아이들.

▢ 유아놀이숲은 아이들의 천국

대잠동 아델리아 아파트 아래 유아놀이숲은 유아들의 놀이터였다. 수많은 유아들이 미끄럼틀을 타거나 잔디밭을 뒹굴고 있었다.

하늘 높이 자란 메타세쿼이아나무 숲길은 기분을 한결 상쾌하게 만들었고, 팽나무 수림대는 사방으로 뻗어 있는 우람한 가지로 한 폭의 수채화를 떠올리게 했다.

지역 현감들의 비석을 모아 둔 쌈지마당을 지나 이동고가차도 아래의 두럭마당에 도착하니 10여명의 시민들이 구름걷기, 역기들어올리기 등의 운동기구로 체력 단련을 하고 있었다.

2001년 설치된 후 16년간 포항시내와 대이동을 단절시킨 철로변 방음벽은 사라지고 없었다. 학생들과 주민들이 출퇴근 및 등하교할 때 큰 도로로 우회하는 불편이 해소됐다고 했다.

▢ “반려견 배설물은 반드시 수거 하세요”

득량건널목을 지나니 나들이객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기다림 정원에는 안전보행하기, 반려견 목줄착용하기, 반려견 배설물 수거하기, 화장실 깨끗하게 사용하기를 적은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간이역을 연상시키는 천장이 있는 플랫폼의 벤치에는 걷기운동을 하다 휴식을 취하는 이들이 어젯밤에 본 드라마 연속극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들이객들이 철길로 걷고 있다.
나들이객들이 철길로 걷고 있다.

▢ “열차 다니지 않아 섭섭… 철길숲 조성에 위안”

애환의숲에는 철길, 철도 제어 관련 박스 등 기능을 다한 철도시설이 보존되고 있었다.

폐철길을 걷던 40대는 “3년 만에 고향에 왔더니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감사했고, 56년간 이곳에서 살았다는 김수만씨(75․용흥동)는 “열차가 다니지 않아 섭섭하기도 하지만 철길숲이 조성돼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포항역사가 있었던 곳은 용흥동과 오거리를 잇는 도로로 개통됐고, 옛 포항역 앞마당 한쪽에 형성된 새벽시장(일명 도깨비시장)은 포항역이 흥해 이인리로 옮겨가면서 사실상 폐쇄됐다.

▢ “나무․꽃․장소 이름 팻말 부착은 금상첨화”

나들이객들은 “포항 철길숲이 형산강변체육공원과 해수욕장에서 떨어진 유강~이동~대잠~양학~용흥동 주민 등으로부터 체력단련과 힐링 장소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철길숲의 나무와 꽃, 장소 등을 알리는 팻말을 세워 둔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포항시 관계자는 “한국철도시설공단 소유의 포항역사 부지는 상가, 아파트 건립 등 복합개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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