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결단과 세계경제
중국의 결단과 세계경제
  • 등록일 2019.03.14 18:46
  • 게재일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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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주한동대 교수
김학주 한동대 교수

중국에서 전국인민대표회의가 개막되었다. 중국정부는 우선 경제성장률을 연간 6-6.5%로 낮춰 잡았다. 그런데 이것도 비정상적인 성장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017년 12.2조 달러였는데 미국은 2004년 이 수준에 도달했고, 그 당시 성장률은 3%대였다. 즉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경제가 6%대의 성장을 반복한다는 것이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중국의 1인당 GDP는 아직 8827달러에 불과하여 성장 여력은 있다. 그러나 큰 덩치가 성장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금 우리를 힘들게 하는 미세먼지나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 그리고 자원부족 등이 제약조건으로 등장한다. 즉 중국의 성장여력은 충분하나 속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중국이 고속 성장한 배경은 수출중심, 즉 다른 나라의 2차산업을 빼앗는 손쉬운 성장에 있었다. 이제 자체적인 소비로 성장의 축을 옮긴다는 것은 중국의 산업구조 변경을 의미한다. 그런데 신경제 서비스 위주의 3차산업은 노동력을 덜 필요로 하는 바, 중국경제가 부분적으로는 1차산업, 즉 농업으로 되돌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경제성장에 있어 인구구조가 결정적 요인인데 중국의 가파른 인구노령화를 감안할 때 세계 소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성장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제 시작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저성장’이란 과거 형성된 부가가치가 커 보임을 의미한다. 즉 돈이 투자되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그 결과 금융자산의 가격 거품은 더 커질 수 있다. 저성장 속에서 ‘가치’란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신뢰도가 높은 기업에 프리미엄이 생긴다. 한편 성장기회는 드물지만 그런 성장을 구체화하는 기업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프리미엄이 확대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넘치는 자금이 이 두 쪽으로 쏠릴 것이다.

한편 중국정부 입장에서 위축되는 소비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따라서 이번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인프라 투자 규모를 정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부채가 늘고, 편법 금융(shadow banking)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즉 근절하고 싶은 문제가 재발하게 된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텐데 그것은 금융시장 개방을 통한 해외자금 유치다.

지난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빼냈을 때 중국정부는 중국을 해외자금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이다. 그 동안 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념과 체제의 문제도 있었지만 거대한 중국 시장을 나누기 싫은 이기주의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생을 위해 개방이 불가피함을 인식할 것이다.

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면 한국에서 자금이 중국으로 이탈될 수 있다. 모건스탠리(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한국 비중이 떨어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만일 한국의 산업구조가 중국과 차별화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면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금융시장 개방과 더불어 중국의 두번째 결단은 5세대(5G) 통신시장을 열어 미래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5G시장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최근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연대하여 화웨이를 고립시키고, 견제하려다 실패했다. 오히려 그런 행동들이 화웨이의 글로벌 경쟁력을 홍보해준 꼴이 되었다. 결국 중국으로 인해 5G시장이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므로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5G 주도권을 인정하는 것은 패권을 다소 넘겨주는 모습이므로 유쾌하지는 않으나 세계경제의 저성장을 목전에 두고 서로 다툴만한 형편은 못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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