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인구가 도시계획 출발점인데…
목표 인구가 도시계획 출발점인데…
  • 손병현기자
  • 등록일 2019.03.12 20:34
  • 게재일 2019.0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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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가파른 진행에
시·군 ‘2030 계획’ 차질 불가피
인구 유입 특별 변수 없는데도
턱없이 높게 잡는 경우 다반사
영주시·성주·청도·고령군 등
정부서 목표 인구 조정 가능성
개발계획 지연 등 피해 막아야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경북 시·군들이 10년 뒤를 내다보는 도시기본계획의 ‘목표인구’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절충점을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할 경우 도시계획안 수립 지연에 따른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12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2030년 기본계획안을 수립할 도내 시·군은 영주시, 성주군, 청도군, 고령군 등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목표인구를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라는 통보를 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고령화·저성장 시대를 인구 상황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 차후에 도시기본계획상 목표인구를 설정해야 하는 다른 시·군도 마찬가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토계획평가분과위원회를 열어 경북 성주군에 대한 국토계획평가 작업을 갖고 ‘2030년 성주군 기본계획안’의 목표인구를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인구를 실정에 맞게 낮추라는 소리다. 성주군이 제시한 목표인구는 5만 5천여명이지만 현재 인구는 4만 5천여 명으로 1만명이나 차이가 난다.

영주시의 경우 ‘2020년 도시기본계획안’의 목표인구로 15만명으로 설정하고 시책을 추진해왔다. 현재 인구는 10만6천여 명에 불과하다. 영주시는 ‘2030년 기본계획안’에선 2만5천명을 줄인 12만5천명으로 설정했다. 영주시는 주요 인구 유입 요인으로 첨단베어링국가산업단지 조성을 꼽고 있어 다른 군 지역과는 사정이 약간 다르기는 하다.

성주군을 비롯한 3개 군은 이렇다 할 인구 유입 요인이 없음에도 현재 인구보다 적게는 39%, 많게는 57% 증가할 것으로 보고 2020년 목표인구를 설정했다. 그러나 2030 계획안에서의 목표인구 재설정이 불가피해졌다.

성주군의 경우 2020년 기본계획안의 목표인구를 7만명으로 설정해 추진하다가 5만5천여 명으로 낮췄지만 국토부의 국토계획평가분과위원회에서 지적을 받았다. 평가위는 2030년까지 성주군 인구가 1만명 이상 불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시대 흐름을 반영해 토지이용계획을 수정해야 하고, 지역경제를 선도할 핵심 산업 육성과 뿌리산업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군들이 도시계획상 목표인구를 과다하게 추정할 경우 도시계획안 승인이 지연되면서 지역개발계획도 잇따라 영향을 미치게 돼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구 51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는 경북 제1도시 포항시도 2030년 도시계획목표 인구로 85만명을 제시하고 국토부 및 경북도와 힘겨루기를 벌이다 지난해 4월 결국 70만명으로 물러섰다. 도시계획안이 통과되지 않아 포항시는 지진대책 추진과 흥해 도시재생사업 밑그림을 그리는데 상당한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자 뒤늦게 절충점을 찾았다.

도시계획의 목표는 해당 지역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지역에 대해 기본적인 공간구조와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때 인구지표는 장래 도시 성격과 범위 및 물리적 환경의 전반적인 규모를 결정하고 지역의 토지이용 및 각종 기반시설 공급을 위한 기준으로 지자체의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하는 기초자료(변수)가 된다. 특히 미래 목표인구를 통해 지역의 공간적 분포 등을 예측, 추정하기 때문에 계획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도시계획 목표 인구추정이 계획의 목표설정 및 달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 국토교통부는 2012년부터 ‘도 시·군 기본계획수립지침’을 통해 인구추정 방법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국토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국토계획평가 기준을 정비하고, 국토계획평가 결과에 대한 조치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국토계획 평가의 실효성을 강화한 바 있다.

특히 인구 감소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부문별 계획 수립 시 반영하고, 목표연도 인구 추계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해당 시·군의 도 종합계획 상 인구지표와 통계청 인구추계치의 105% 이하로 해야 한다. 성장형의 경우에는 승인권자(도지사)가 판단해 110% 이하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선 시군은 국토부의 지침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구추정 방법도 한계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감사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상주인구 추정 시 모형에 의한 추정방법 가운데 추세연장법의 경우 과거 인구를 언제부터 기산(起算)하는가에 따라 미래 목표인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또 사회적 증가분에서 개발사업의 목표, 유형, 종류 등의 세부적 구분이 없고 투입되는 계수의 산출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으로 해석·추정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인구의 유입량을 결정하는 ‘기능유발인구’ 결정에 있어 인근 지역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범위 설정이 모호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국토연구원 측은 “인구 증가에 대비한 토지이용이나 기반시설 물량 산정 위주의 단순한 계획 수립을 지양하고 전략 중심의 토지 이용계획 수립 방식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구추정은 선언적 의미만을 부여하되, 시가화예정용지의 산정, 기반시설 수요 추정 등에 활용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토지이용계획은 장기적으로 미래상, 계획목표, 주요 정책과제 및 전략을 실현하거나 공간구조 구상에 부합하는 내용 중심의 토지이용전략을 수립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내 각 시·군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계획한 도시계획을 도가 일방적으로 조정하라고는 할 수 없다”며 “앞으로 다룰 도시기본계획에선 국토부 지침에 따라 목표 인구 설정하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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