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시인
김현욱 시인

로베르타 골린코프와 캐시 허시-파섹 교수는 캐나다, 싱가포르 등 전 세계 국가들이 교육개혁을 추진할 때 우선해 자문하는 저명한 교육과학자다. 20여 년 동안 공동 작업을 수행한 두 교수가 최근 출간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형 인재를 만드는 최고의 교육’(이하 ‘최고의 교육’)에서 미래가 원하는 아이들의 역량을 6C 역량이라고 명명했다. 6C 역량은 협력, 의사소통, 콘텐츠, 비판적 사고, 창의적 혁신, 자신감을 가리킨다.

‘최고의 교육’에 따르면, “태어난 순간부터 사회적인 자기 통제력을 발달시키는 방식으로 협력을 배운다면, 의사소통은 협력을 기반으로 구축된다. 콘텐츠는 대상과 사건들의 정보를 습득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통해 거두게 되는 결과다.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미래가 가장 원하는 인재다. 창의적 혁신은 콘텐츠와 비판적 사고에서 탄생한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극복하고 도전을 지속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원하는 6C 역량을 가진 미래형 인재”라고 할 수 있다.

핀란드는 2001년부터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경쟁력 지수에서 줄곧 최상위권을 지키는 교육 강국이다. 핀란드의 교사들은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높은 보수와 대우를 받는다. 최고의 전문성과 긍지를 갖춘 핀란드 교사들은 교과서로 수업하지 않고 교육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계획하고 자신이 맡은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진다. 다른 나라 아이들이 스트레스 속에서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는 동안 핀란드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신이 배운 것을 적용하고 응용한다.

비즈니스 사상가이자 베스트셀러작가인 다니엘 핑크는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이렇게 설명한다. “지난 몇십 년은 특정한 생각을 하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의 것이었다. 코드를 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계약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변호사, 숫자들을 다룰 줄 아는 MBA 졸업생처럼 말이다. 하지만 왕자의 열쇠는 이제 교체되고 있다. 미래는 매우 다른 생각들을 가진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거의 될 것이다. 창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 패턴을 인식하고 의미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예술가, 발명가, 디자이너, 스토리텔러와 같은 사람들, 남을 돌보는 사람, 통합하는 사람, 큰 그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최고의 부를 보상받을 것이고 가장 큰 기쁨을 누릴 것이다.”

로베르타 골린코프와 캐시 허시-파섹 교수는 즐거운 놀이 학습을 통해 6C 역량을 키울 것을 주문한다. 우리 사회는 놀이와 공부가 분리되어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놀이와 공부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한다. 우리의 전통놀이인 비석치기를 예로 들어보자. 비석치기를 하는 아이들은 비석치기라는 놀이의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 자유롭지만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 비석치기를 하는 아이들은 협력하기 위해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비석치기를 하려면 각 단계, 즉, 콘텐츠를 이해해야 하며, 분쟁이 생기면 문제해결을 위한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한다. 비석치기를 잘하기 위해서 또는 이기기 위해서 끈기 있게 도전할 수 있는 인내심과 자신감도 필요하다. 놀이와 공부가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놀이가 공부고 공부가 놀이다. 놀이는 6C 역량을 키우는 최고의 교육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학생들은 주당 33시간 정도 공부하는데,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주당 평균 70, 80시간을 공부한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세계 꼴찌이고 학습효율도 바닥이다.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 없는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2007년 앨빈 토플러가 우리에게 한 말이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는 게 뼈아프다.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놀이다. 놀이 속에 배움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형 인재를 만드는 최고의 교육은 바로 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