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사랑받아온 7번 국도 ‘만남의 광장’ 경영난으로 폐업
명성 뒤로하고 철거 수순… 건물 자리엔 리조트 들어설 예정

지난 15일 화진휴게소 주변이 천막으로 둘러진 채 한창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용선기자

7번 국도에서 ‘만남의 광장’으로 더 잘 알려진 화진휴게소가 철거된 사실이 16일 뒤늦게 드러났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 지경리에 위치한 화진휴게소는 최근 매각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동해안 지역민들의 추억이 깃든 명소의 사명을 다하고 추억속으로 사라졌다.

화진휴게소가 있던 현장은 오랫동안 관광객들을 맞이해 왔던 정든 건물이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휴게소 주변으로 천막이 둘러진 채 건물 철거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화진휴게소를 운영해 온 화진기업(주)은 지난달 13일 포항시 북구청에 폐업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휴게소 건물은 대구의 한 사업가가 120억여원에 사들여 같은 자리에 리조트를 건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화진휴게소 폐업의 가장 큰 이유로는 수년동안 이어져 온 경영상의 어려움이 꼽히고 있다. 화진휴게소는 포항에서 울진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상의 최초 관문으로 관광객들이 머물렀다 가는 명소였다.

하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에도 실제 휴게소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이 경영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특히, 공사중인 포항~영덕간 고속도로가 새로 개통되면 7번 국도 이용객이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고속도로 내 새로운 휴게소가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문을 닫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 문을 연 화진휴게소는 30년 동안 동해안 관광객들의 휴식 장소이자 만남의 장소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7번 국도가 들어서고, 포항과 울진 사이에 최초로 만들어진 휴게소가 바로 화진휴게소였기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강원도와 포항을 오가면서 깨끗하고 푸른 바다와 드넓은 백사장이 보이는 이곳(현 화진휴게소 부지)에 휴게소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해 생겨났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수십년 간 동해안의 명소이자 지역민들의 추억거리였던 화진휴게소의 폐업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석률(81) 포항시 북구 송라면 노인회장은 “갑작스러운 화진휴게소 매각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오랜시간 동안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던 휴게소가 사라져버리니 너무나 아쉽고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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