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선생은 코미디언 겸 MC이자 가수다. 92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당당한 현역이다. 모두가 그의 당당한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KBS 최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MC를 맡은 그는 특유의 진행 방식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청률도 10~15% 수준으로, 방송 프로그램 중 늘 상위권을 랭크한다.

6·25 전쟁 중에 고향인 황해도에서 남으로 넘어와 국군 통신병으로 근무한 그는 전쟁이 끝난 1955년 창공악극단에서 데뷔를 했다. 따지자면 60년 이상 현역 연예인으로 활동 중인 셈이다. 처음에는 해주음악전문학교에서 전공한 성악을 살려 가수로 출발했으나 악단공연의 특성상 진행을 맡다보니 자연스레 MC 경험도 쌓게 됐다고 한다.

이후 TV 방송이 시작되자 코미디언으로 들어가 구봉서와 배삼룡 등과 함께 오랫동안 코미디 활동을 했다.

80세 때나 90세를 넘긴 지금도 그는 ‘송해 오빠’로 통한다. 특유의 구수한 입담과 재치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준 그가 대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통신병 시절 근무지가 이곳이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가 고향인 부인 석옥이 여사를 만나 결혼도 하게 된다. 그는 처가 고향인 기세리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틈이 나면 옥연지를 찾아 실향의 아픔을 달랬다고 한다.

2011년 달성군 명예군민이 되고 명예홍보대사도 맡았다. 달성군이 옥연지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송해 선생과의 인연을 모티브로 해 공원 이름을 송해라 명명했다. 올해 초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그의 부인 묘소가 이곳에 있다.

송해공원이 지난 23일 올해 대한민국 명소 대상을 수상했다. 우리 것 보존협회 주최의 이 상은 전국 최고의 경관과 명소를 뽐내는 지역에 주는 상이다.

서울의 청계천도 이 상을 받았다.

달성군은 지난 10월에는 ‘송해 코미디박물관’을 이곳에 건립키로 하고 그와 MOU를 맺었다. 송해는 자신의 소장물품 등을 기증할 것이라 약속했다. 송해공원은 연간 90만 명이 찾는 시민 휴식처다. 우리 지역에 한국 코미디 1세대의 기록물이 전시될 박물관이 들어선다니 이것 또한 기쁜 일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