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역사이야기(28)...뇌성산의 뇌록(磊城山 磊綠)
포항의 역사이야기(28)...뇌성산의 뇌록(磊城山 磊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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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6.09.21 21:12
  • 게재일 200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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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 포항향토사가 동성고 교사


국내 유일의 뇌록 생산지


역사의 흐림 속 흔적만 남아


전통건축물 단청 칠할때 사용된 녹색 바탕칠 재료


생활에 필요한 모든것, 자연을 이용한 지혜 돋보여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 있는 뇌성산(磊城山)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통 건축물에 사용되는 단청 재료의 하나인 뇌록이 생산되는 곳이다.

뇌록(磊綠 또는 磊碌으로 사용되고 있음)은 궁궐이나 절의 건축물에 단청을 칠할 때 가장 먼저 가칠을 하는 녹색 바탕칠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뇌록은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조선 후기에 작성된 모든 건축 공사 관련 문헌에서 유일하게 경상도 뇌성산에서만 생산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생산지는 영암리(靈岩里)에서 모포리(牟浦里)로 넘어가는 높은 고개(망재)에서 모포리 쪽으로 바라다 보면 모포리(칠전(漆田))뒷산인 뇌성산(봉수대(烽燧臺)가 있었던 곳)에서 학계리(鶴溪里) 쪽의 산중턱에 움푹 패인 산허리가 그 산지이다.

뇌록을 이 지역 주민들은 ‘뇌록’ 또는 ‘매새’라고도 부른다. 그 정확한 뜻은 잘 알지 못하나, 매새는 돌과 돌 사이의 흙(매 : 매흙의 준말)이 끼인 것 같은 광물(새 : 광석속에 금분이 끼어있는 잔 말갱이)이라는 의미에서 ‘매새’라 부르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뇌록의 빛깔은 어린 쑥이 올라 올 때의 빛깔보다 조금 진한 색을 띄고 있고 청색과 황색을 섞은 색으로 볼 수 있다.

이 뇌록지에는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뇌록을 채굴하고 파인 굴의 깊이가 수직으로 매우 깊어 명주실 꾸러미 서 너 개를 풀어 넣어도 바닥에 닿지 않았다고 하니 그 깊이가 매우 깊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매몰되어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고 돌무더기만 쌓여있다

뇌록을 채굴하는 곳을 ‘매새구디이’(구덩이) 혹은 ‘쉰구디이’라고도 하는데 쉰구디이라고 불려지게 된 것은 이곳에서 뇌록을 채굴하던 인부들이 작업을 하던 중에 많이 매몰되어, 동네 주민들이 소문을 듣고 가 보았더니, 그 채굴하던 곳에 ‘초배기’(대나무로 만든 옛날 도시락 통)가 50여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쉰명이 죽은 구덩이라 하여 ‘쉰구디이’라고 한다.





뇌성산성


이곳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채굴에 종사하였다고 전해지는 이야기는 없고, 나라에서 필요시에만 진공품(進貢)으로 수시로 채굴하였다는 것이다. 옛 문헌의 기록에서도 단청이 필요할 때만 경상감영(慶尙監營)에 명령하여 수시로 채취하였던 것으로 보여 진다.

해방 후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이 뇌록 터에 소 먹이러 가서 뇌록을 주워 물에 녹여 주먹만 하게 만들어 놓으면 상인들이 구입하여 갔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뇌록의 양이 얼마만큼 인지, 정확히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는 아래 문헌의 내용에서 알 수 있다.

1805년(순조 5년) 인정전건영도감의궤(仁政殿建營都監儀軌 : 창덕궁 인정전을 짓는 공사기록)의 ‘갑자(甲子) 2월 경상감영에 보내는 공문에 뇌록 20두(斗)를 장기현에서 조달할 것을 명령했다’는 자료와 1830년(순조 30년) 서궐건영도감의궤(西闕建營都監儀軌 : 경희궁의 내전을 짓는 공사 기록)의 ‘경인(庚寅) 3월 경상감영에 뇌록 500두를 장기현에 조달할 것을 명령했다’는 자료는 이러한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1)동국여지승람 23권 (1486)

장기현 土産조에 磊綠 出磊城山(뇌록, 뇌성산에서 출토). 廣魚(광어), 海蔘(해삼),사(沙+魚)魚(사어:모래무치), 大口魚(대구어), 방(魚+方)魚(방어), 靑魚(청어), 松魚(송어), 紅蛤(홍합), 藿(곽:미역), 海衣(해의:김), 海獺(해달), 松覃(송담:송이버섯), 麻黃(마황:약초), 丁紛(정분:분색의 안료), 防風(방풍:약초)



2)인정전건영도감의궤(仁政殿建營都監儀軌: 창덕궁 인정전을 짓는 공사기록, 1805년. 순조5년)

갑자 2월 경상감영에 보내는 공문에 뇌록 20두를 장기현에서 조달할 것을 명령함. (甲子二月 日爲相考事今此營建時丹靑所入磊碌二百斗參酌卜定爲去乎 到卽申飭於長기(터럭발+耆)縣 各別極擇水飛上納 비(人+卑)無苟哀點退之弊事申明知委施行宜當 慶尙監營)



3)서궐영건도감의궤(西闕營建都監儀軌: 경희궁의 내전을 다시 짓는 공사 기록, 1830년. 순조30년)

경인 3월 경상감영에 뇌록 500두를 장기현에서 조달 할 것을 명령함. (戶曹爲相考事西闕改建所用 麻五百斤生葛一千同木賊一百斤丹?所用磊碌五百斗丁粉三百斗石灰一千石參酌卜定爲去乎 到卽分定於所産各邑 星火上送 無愆帶生事之弊事知委施行宜當 京畿江原慶尙黃海監營)



4)창경국영건도감의궤(昌慶宮營建都監儀軌: 창경궁 내전을 다시 짓는 공사 기록, 1834년. 순조34년)

신묘 7월 경상감영에 뇌록 700두를 보낼 것을 명령함. (辛卯七月 日爲相考事東闕改建所用熟麻一千斤木賊一百斤松烟二百斤磊綠七百斗丁粉三百斗參酌卜定爲乎 到卽分定於所産各邑 星火上送 비(人+卑)無愆帶生事之弊事知委施行宜當 京畿江原慶尙黃海監營)



이상과 같이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도 없는 귀중한 천연자원이 우리 지역에 있다는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이곳을 문화재 내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오래도록 보존하고 관리될 수 있도록 해당 관청에서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참고자료(장기향우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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