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CVID없이 평화협정은 안 된다
완전한 CVID없이 평화협정은 안 된다
  • 등록일 2018.12.13 20:30
  • 게재일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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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섭변호사
▲ 박준섭변호사

국책연구원인 통일연구원은 지난 12일 정전협정을 대체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협정’ 초안을 공개했다. 국책 연구기관 차원에서 평화협정 초안 전문을 발표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지만 평화협정을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 맥이 닿아 있다. 이 초안은 협정 체결 시점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약 50% 달성 시점”이라면서 이를 2020년 초반으로 가정했다. 통일원이 작성한 초안에 따르면, 어느 정도의 비핵화 단계에 이르면 ‘유엔사 해체 후 한반도 평화관리위원회로의 전환’, ‘미·중 핵무기 한반도 전개·배치 금지’ ‘외국군과 대규모 연합 훈련 금지’를 시행하도록 했다. 또 ‘미국은 조선(북한)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어떠한 형태의 무력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며, 조선도 미국에 대해 동일하게 확약한다’, ‘당사자들은 유엔 안보리의 모든 제재가 해제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조항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북핵에 대한 원칙은 ‘CVID’여야만 한다. 즉, 완전(Complete)하고 검증(Verifiable)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비핵화(Denuclearization)여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북한의 핵보유만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의 문제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이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문제다.

정책 결정자는 정책을 결정할 때에 사안에 대한 여러 가지 상반되는 이익을 고려해 형량하여 결정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에 대하여 일방에게 하나의 이익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수 당사자 사이에서 여러 이익들이 충돌하고 있다. 때문에 여러 상충하는 이익들을 조화롭게 형량하여 판단하는 능력이 현대국가의 정책결정자의 능력의 표지이다.

충돌하는 이익들을 형량하는 원칙 가운데 ‘침해강도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침해의 강도가 크면 클수록, 위험성이 크면 클수록 그것을 인정해 주는 조건은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핵폐기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엔사 해체, ‘미·중 핵무기 한반도 전개·배치 금지’, ‘외국군과 대규모 연합 훈련 금지’, ‘미국의 조선(북한)에 안전 보장을 제공’등의 선조치가 이뤄지면 북한의 핵보유에 의한 지위는 확고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것도 북한의 체제보장 및 경제제재는 해제된 상황에서 말이다. 북한의 핵위협은 현존하고 급박하면 아주 위험한 것이므로 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우리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에는 그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한 후 미국의 공격으로 순식간에 몰락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 현실은 카다피나 후세인의 몰락은 물론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유린당한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북한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대가의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우리가 그 위험을 떠안을 수는 없다. 이것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핵폐기를 위한 이행과정에서 평화협정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북한의 체제보장,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경제 제재의 완화, 미군주둔의 문제를 양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냉정한 현실은 몇 번의 정상회담과 실제 쓸모가 별로 없어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말고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움직여야 할 때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핵폐기 직전의 단계이어야 한다. 이때 우리는 북한에게 신뢰를 담은 선물을 줄 수 있다. 그것은 완전하며,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보장, 즉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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