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라는 인구 34만 명의 도시에서 60년째 살고 있다. 세계적 갑부라지만 그의 생활은 늘 검소하고, 번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경영철학으로 살아왔다.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의 한 사람인 그는 숱한 일화가 있다. 그 중에 2007년부터 시작한 버핏과의 점심 경매는 꽤 유명하다. 경매에 낙찰된 사람은 그와 점심 식사를 하며 식사시간 동안 모든 질문을 할 수 있다. 작년에는 그와 식사비용으로 267만 달러(약 30억원)를 낸 사람도 있다. 그는 17년 동안 이런 방법으로 모아진 2천360만 달러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빈민구제단체에 기부했다.

워렌 버핏이 투자한 수많은 회사 가운데 국내서는 유일하게 대구에 하나가 있다. ‘대구텍’은 달성군 가창면에 소재한 절삭공구 전문업체다. 1952년 설립된 대한중석이 민영화되고 이후 부도가 나자 이스라엘의 IMC그룹이 인수했다. IMC그룹은 워렌 버핏이 100% 투자한 회사다.

지난 2007년 버핏은 대구텍 방문을 위해 대구를 처음 찾았다. 세계적 투자가의 대구 방문에 대구시민도 열정적으로 환영했다. 한번 이상 자회사 방문을 않는다는 그가 2011년에 또다시 대구를 방문했다. 대구텍의 제2공장 착공식 참석을 위해서다.

당시 대구시장이었던 김범일 시장은 그를 최상의 예우로 환영했다. 버핏 회장의 전 일정에 일일이 동행하는 성의도 보였다. 그의 방문만으로 대구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이다. 김 전시장은 퇴임을 앞두고 버핏 회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임기를 마치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버핏은 “자신의 고향인 오마하를 방문하면 언제든 특별한 손님으로 맞겠다”는 답신을 보내 대구와의 인연을 잊지 않음을 전했다.

IMC가 700억원을 들여 대구에 첨단공구 회사를 세운다고 한다. 대구에 새로운 버핏의 자회사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어서 특별히 의미가 있다. 권영진 시장이 이스라엘을 찾아 투자협약도 했다. 워렌 버핏과 대구와 인연이 더 커진 셈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