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조용하고 조그만 어촌마을이라고? 상상 그 이상의 ‘문화 예술꽃’ 활짝
홍성식기자  |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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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12.06   게재일 201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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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말끔하게 리모델링된 예주문화예술회관은 영덕군이 자랑하는 문화·예술의 전진기지다./영덕군 제공  
▲ 3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말끔하게 리모델링된 예주문화예술회관은 영덕군이 자랑하는 문화·예술의 전진기지다./영덕군 제공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선정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시절엔 축적된 지역의 부(富)와 눈에 보이는 경제적 지표로 살기 좋은 도시와 낙후된 도시를 구분했던 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21세기 한국 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경제적 풍요만이 아닌 정치적 민주성, 남녀의 평등한 성 역할, 선진화된 복지 시스템까지 원한다. 여기에 더해 적극적인 문화·예술의 향유를 꿈꾸고 있다.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보다 높은 차원의 욕구를 지향하는 건 발전된 사회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대구·경북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연장을 만들고, 각종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기획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변화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작은 도시들에서 펼쳐지는 문화 이벤트와 예술 공연 하나가 그 도시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나라의 위상까지 높이고 있다는 걸.

2018년 오늘. 한국 사회는 ‘모두가 문화와 예술의 창조자이자 향유자인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발맞추려는 국가와 민간단체의 노력 또한 동시에 진행 중이다.

영덕은 인구가 4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소도시다. 하지만 은은히 풍기는 문화·예술의 향기는 어느 대도시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한 평가의 중심에 ‘예주문화예술회관’과 영덕군의 앞선 문화 마인드가 있다.

바닷가 조그만 마을을 넘어 ‘공연예술이 화려하게 꽃피는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영덕군이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위해 쏟아온 노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2016년 33억 투입 2년간 리모델링
개관 14주년 업그레이드 재탄생
아기 동반 여성들 편의 높이고
로비 곳곳 카페같은 인테리어 눈길
다양한 계층 위한 행사 연중 개최
‘군민 어울림·화합 다짐’ 큰 역할

◆ 여름엔 해변, 가을·겨울엔 실내 공연장에서

햇살이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지난여름. 영덕에 자리한 고래불·대진·장사해수욕장과 야영장에선 제4회 ‘영덕 썸머 뮤직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걸그룹 모모랜드, 가수 휘성, 김연자 등의 노래가 바닷가를 찾은 영덕군민과 관광객들을 한여름 무더위에서 잠시나마 해방시켜줬다.

대중음악만이 아닌 클래식도 함께 선보여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켰다. 테너 류정필과 소프라노 한경미 씨는 ‘뮤지컬 갈라쇼’를 선보였고, 인디 록밴드 ‘두고보자’의 무대는 신선함과 흥겨움을 고루 갖췄다는 호평을 받았다.

강구정보고등학교 치어리더 공연과 영덕군 여성합창단의 노래도 눈길을 끌었던 페스티벌의 마지막은 화려한 불꽃놀이로 장식됐다.

대진해수욕장에서는 ‘동물원’으로 유명한 김창기 씨가 이끄는 밴드가 4050세대의 감수성을 자극했고, 장사해수욕장에서 열린 ‘자전거 탄 풍경’의 콘서트는 때 묻지 않은 편안함으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고래불 국민야영장에서 펼쳐진 재즈팝 밴드 ‘클래시 도미넌트’의 감미로움 역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폭염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엔 영덕의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 마련됐다.

영덕문화체육센터에서 진행된 ‘2018 로봇과 함께하는 SW페스티발’은 대형 로봇과 마술사가 펼치는 공연과 로드쇼, 로봇 퍼포먼스 등의 특별 이벤트가 자리를 함께한 아이들의 환호성을 유도했다.

3D펜 모델링, 로봇 팔 만들기, VR·코딩·드론 체험 등의 프로그램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호보트 체험부스에선 3D 프린터로 제작한 피규어 색칠하기와 블록·종이접기 체험도 펼쳐졌다.

이어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선 아이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번개맨, 번개걸과 함께하는 EBS 모여라 딩동댕’ 공개방송이 3회에 걸쳐 진행됐다.

EBS의 대표적인 유아 공개방송인 ‘번개맨-번개걸 뮤지컬’은 부모가 어린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연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부 ‘꿈 저장소 번개타운’과 2부 ‘뚝딱! 이야기마법’으로 구성된 이 공연은 번개맨, 번개걸, 마리오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신나는 춤과 노래를 선보여 어린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연을 준비한 영덕군청 관계자는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아동 대상 문화·예술 공연을 더 많이 무대에 올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웃었다.

  ▲ 새 단장 후 객석의 숫자가 대폭 늘어난 예주문화예술회관./영덕군 제공  
▲ 새 단장 후 객석의 숫자가 대폭 늘어난 예주문화예술회관./영덕군 제공

◆ 깔끔하게 단장하고 관객들 맞이하는 예주문화예술회관

“영덕군의 문화적 인프라를 한 단계 상승시켰다”고 평가받는 예주문화예술회관은 개관 14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폭적인 리모델링으로 깨끗하고 쾌적하게 단장된 것이다.

지난 2016년 국비 13억 원과 군·도비 20억 원을 확보해 2년간 진행된 예주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은 지난 9월 완료됐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는 이 사업의 핵심이 “객석의 확대와 유아실과 분장실의 개설”이었다고 설명한다.

새롭게 문을 연 예주문화예술회관의 객석은 기존 531석에서 고정석 610석과 가변좌석 69석을 포함해 679석으로 늘었다. 아기를 동반하고 공연장을 찾는 엄마들을 위해 2층에는 유아실을 신설했다.

여기선 창과 스피커를 통해 다른 관객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남성과 여성 분장실이 따로 없어 출연자들이 불편해하던 것도 분장실 증설 공사를 통해 개선했다. 붉은색 벽돌의 질감을 살린 외벽과 현대적인 감각으로 디자인된 로비도 신경을 쓴 부분이다.

  ▲ 아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로 꾸며진 복도./영덕군 제공  
▲ 아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로 꾸며진 복도./영덕군 제공

로비 곳곳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고급스런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처럼 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선 최근 개그맨 박수홍 등이 출연한 ‘코미디 리사이틀’, 전통문화예술 공연 ‘상생의 비나리’, 마술사 최현우의 ‘매직 마술쇼’, ‘마리오네트’ 공연 등이 관객들과 만났다. 특히 인기 TV 프로그램인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 중인 개그맨 박수홍이 영덕을 찾은 날은 젊은 관객은 물론, 적지 않은 어르신들이 예주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이날 최종적으로 집계된 관객 수는 1천58명. 박수홍은 신명나는 ‘DJ 쇼’도 펼쳐 객석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한국 비보이 최초로 뉴욕에 진출한 ‘익스프레션 크루’의 퍼포먼스 ‘마리오네트’ 역시 많은 박수와 함성을 받은 공연이었다.

공연장을 찾은 영덕군민과 관광객들은 “누구나 편안하게 마음을 열고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예주문화예술회관이 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 뮤지컬 ‘마술피리’가 영덕군민들과 만나고 있다. /영덕군 제공  
▲ 뮤지컬 ‘마술피리’가 영덕군민들과 만나고 있다. /영덕군 제공

◆ 장르를 뛰어넘어 국악과 클래식, 대중가요 공연까지

특정 계층을 위한 편향된 장르의 공연이 아닌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문화·예술 관련 행사가 연중 펼쳐진다는 것도 영덕군의 자랑이다.

문화관광부의 지원 하에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으로 추진된 ‘타&락 콘서트<2013>상생의 비나리’는 국악과 서양 음악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관객들에게 예술의 다양성을 직접 체험하게 해줬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과 명창 박준영 씨가 출연한 이 공연은 연주자와 예주문화예술회관에 모인 청중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진경을 보여줘 주목받았다.

또한 ‘타&락 콘서트<2013>상생의 비나리’ 공연은 영덕군민만이 아닌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이들도 다수 참석해 문화향유 기회를 공유했다는 것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았다.

  ▲ 영덕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은 EBS 공개방송 ‘번개맨’./영덕군 제공  
▲ 영덕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은 EBS 공개방송 ‘번개맨’./영덕군 제공

지난 4일 저녁 영덕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8 영덕군 송년콘서트’도 군민 화합과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공동체의 축제라는 차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사였다. 무료공연으로 진행된 영덕군 송년콘서트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낸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의 2019년을 맞이하자는 취지에서 준비됐다.

무대에 오른 가수 조항조와 홍진영, 박강성과 설하윤 씨는 관객들의 귀에 익숙한 히트곡을 연이어 부르며 어울림과 화합의 한마당을 만들어냈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는 “지금까지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다채롭고 수준 높은 문화 이벤트와 예술 공연을 군민과 관객들에게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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