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교육개혁, 어떤 인재로 키울지 목표부터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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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11.29   게재일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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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섭변호사  
▲ 박준섭변호사

2018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능 이후에 영국 대학생도 틀리는 영어문제가 있다며 수능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인재로 키울 것인가 하는 목표 설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때다.

흔히 이상적인 교육개혁의 모델이라고 알려진 핀란드의 교육개혁의 핵심은 공동체와 평등이다. 핀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에 패전한 나라다. 핀란드 국민은 전쟁이 남긴 폐해와 막대한 배상금을 강인한 공동체 정신과 협동으로 극복하면서 급속한 산업화를 이뤄냈다. 핀란드 교육의 핵심 철학인 ‘공동체에 기반을 둔 평등’은 이러한 역사적 산물이다. 오늘날 핀란드는 나이, 거주지, 경제여건,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시민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핀란드의 학교는 학생들을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심리상담, 보건, 영양, 특수교육을 제공하는 토털복지기관이 됐다. 또 핀란드 학교는 학생 자신의 학습능력 페이스에 맞춰 교육받고 진학할 기회를 준다. “천천히 배워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 속에서 학생들은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해 충분히 성찰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으로 자라게 된다.

그러나 핀란드 교육제도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생각할 점이 있다. 그것은 얼마간이라도 교육의 질을 희생해서 만들어내는 평등이 대한민국의 인재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혁신가가 나오기 어렵다’는 핀란드 내부의 비판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우리의 국가현실에서 탁월한 혁신가를 억제하면서 평등을 지향하는 교육은 어떤 문제가 있을까. 지금 우리는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산업화를 이뤘고 앞으로도 4차산업 중심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절실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우리는 자원도 많이 없고 인구도 충분하지 않아 내수시장도 크지 않다. 세계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살아갈 방법이 없는 나라다. 우리는 다음 4차산업 혁명시대에 맞춰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창의적인 혁신가가 필수적인데 혁신가를 키우는데 약점이 있는 교육제도는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미국은 공교육개혁을 하면서 차터스쿨, 마그넷 스쿨, 바우처제도 등을 도입한 공교육에 자유와 경쟁의 논리를 적용했다. 미국의 사립학교는 인재를 양성하는 특별한 엘리트 교육을 제공한다. 미국의 사립학교는 사립대학의 학비를 웃돌 정도로 학비가 비싸지만 이미 성공한 졸업생과 기업인이 기부금을 통해 가난한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주고 있다. 미국식 방법은 돈도 많이 들고 자본주의에 대한 문화적 성숙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아직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기회의 평등과 교육의 질을 동시에 잡자는 미국의 교육정책은 입시경쟁과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며 자사고, 특목고를 없애고 교육평준화를 이뤄야 한다는 우리의 교육정책을 되돌아 보게 한다.

우리는 싱가포르로부터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에게 집중 투자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싱가포르는 철저한 엘리트 및 성과주의에 입각해 우수한 학생들을 구분해 내는 일종의 선별적 교육 과정을 가지고 있다. 식민지로부터 막 해방된 싱가포르는 그들의 자원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효과적으로 인재를 키워야 했다. 싱가포르는 국제화된 인재로 키우기 위해 외국유학까지 지원한 후 인재들에게 의무적인 공무원복무 등 최고의 능력으로 공공에 봉사하게 한다.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국가 전체적인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교육개혁의 출발점이다. 우리 산업구조의 현실과 자원이 한정적인 점을 고려해 선별적·집중적 교육도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선별적 교육은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에게도 실질적 기회의 균등이 지켜지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 국가에 의해 가난하다고 소외되지 않고 혁신가로 길러진 인재가 성숙한 시민의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나라, 이런 나라의 인재와 시민을 키우는 것이 교육개혁의 목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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