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오페라 하우스
中 천재 지휘자 리 신차오
日 연출가 히로키 이하라 참여
한·중·일 3개국 합작품

▲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공연 모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제16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마지막 공연인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20일 오후 3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작품인 만큼 더 많은 관객이 찾을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친숙한 작품을 선택했다.

‘라 트라비아타’는 ‘길을 잘못 든 여자’라는 뜻으로, 청년 알프레도와 미모의 창녀 비올레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라 트라비아타’는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사교계의 여인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사랑과 이별, 죽음을 그린 3막 오페라다. 베르디가 파리에서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동백꽃 여인’ 연극을 관람한 후 감동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한국 최초의 오페라 공연 작품이기도 하다. 1948년 1월 16일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춘희’라는 제목으로 첫 상연됐다. 당시 10회라는 다소 많은 공연 횟수에도 불구하고 모두 매진을 기록할 만큼 큰 화제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향락과 유흥에 젖어 살던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 온 진정한 사랑과 연인을 위한 자기희생을 담고 있는 비극 ‘라 트라비아타’는 ‘축배의 노래’, ‘언제나 자유롭게’ 등 유명 아리아들이 수록돼 있어 오페라 초보자들도 쉽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며, 지금까지도 한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 중 하나다.

이번 공연은 특히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오페라를 이끄는 3개국의 합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중국을 대표하는 천재 지휘자 리 신차오와 일본 출신의 인기 연출가 히로키 이하라가 함께한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 브장송 지휘콩쿠르에서 입상한 지휘자 리 신차오는 23세라는 이른 나이에 중국 국립오페라·발레단의 상임지휘자로 임명된 바 있으며,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 오퍼에서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2009년에서 2015년까지 부산시립교향악단 수석지휘자를 역임해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매 공연을 암보(악보를 보지 않고 연주하는 것)로 지휘하는 그는 오페라에 대한 높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연주자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며 매 연주마다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공연 ‘투란도트’, ‘나비부인’등에서 특유의 섬세하고도 극적인 연출을 선보인 히로키 이하라의 이번 작품 해석도 역시 기대를 모은다. ‘라 트라비아타’는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오페라인 만큼 성악가들의 실력에 대한 기대가 높아 캐스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화려하지만 텅 빈 삶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사랑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기까지의 복잡한 감정 변화를 노래로 표현해야 해 매우 연주하기 까다로운 ‘비올레타’ 역은 국내외 유명 극장의 오페라와 방송 등 폭넓은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이윤경과 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성악가상을 수상한 소프라노 이윤정이 맡았다.

또한 이탈리아에서 유명 콩쿠르를 섭렵한 테너 김동녘과 대구오페라하우스 데뷔 무대를 가져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테너 이상준이 비올레타의 연인 ‘알프레도’역을. ‘제르몽’역은 뮌헨 ARD콩쿠르에서 최초로 1위를 차지한 바리톤 김동섭과 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성악가상을 수상한 바리톤 김만수가 맡아 열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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