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살아야
지역이 살아야
  • 등록일 2018.09.12 20:47
  • 게재일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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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규열 <br>한동대 교수·경북교육발전기획단장
▲ 장규열 한동대 교수·경북교육발전기획단장

부동산이 난리다. 아니, 난리라는 모양이다. 수도권은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부동산 시세에 청와대로부터 서민들까지 신경이 날카롭다. 나라를 잘못 운영한다는 핀잔을 들을까 노심초사하며, 진작에 번듯한 집을 장만하지 못한 가장들은 쏟아지는 눈총에 몸둘 바를 모른다. 온 나라의 관심사가 되었으니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문제는, 수도권 중심의 생각거리에 지역도 함께 매몰되는 데 있다. 지방 부동산은 꿈쩍도 않는데 지역 시민들은 수도권 뉴스로 날이 밝는다. 그게 어디 부동산만 그런가. 이 나라를 가득 채우는 교육과 문화, 정치와 시사, 담론과 주제들이 모조리 서울발 이야기 거리로 한가득이다. 누군가 지방은 식민지같다고 했던가. 이 나라에서 지역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고 지역에 사는 시민은 누구인가.

줄잡아 5천200만 나라 인구 가운데 2천600만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산다. 절반이 산다니 나라의 중심이 맞다. 나라의 중앙으로 인식되는 것이 틀리지는 않겠으나, 나머지 절반도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두 번째 도시 부산에 약 340만. 수도권의 3분의 1 수준인 것이다. 도시발전을 가늠하는 ‘순위/규모의 법칙(Rank-Size Rule)’은 그 비율이 약 2분의 1인 것이 좋다고 했다. 한국은 수도권 인구집중도가 과다하다는 셈이다. 참고로, 로스앤젤레스는 뉴욕의 거의 절반 수준 인구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국토균형발전을 시도하기도 했었고 지방분권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국가기관 지방이전 정책을 여당이 다시 만지작거린다. 이 모든 정책적 시도에도 나라의 균형있는 발전이 더딘 것은 누구의 탓일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지방에서 인재를 기르는 대학이 많다. 우리 지역에는 특별히 사립대학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과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나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좋은 대학들이 자리를 잡으면, 대학 뿐 아니라 초등과 중등교육이 함께 나아지고 문화 수준과 사회 분위기가 한층 좋아진다. 우리 정부는 지역에서 이미 잘 하고 있는 대학들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이들을 지역의 중심으로 어떻게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할 것인지 연구하여야 한다. 이에는 국공립과 사립의 구분을 굳이 들 필요가 없다고 본다. 학교의 설립 동기와 학문적 동력면에서 건강한 교육적 지향점과 긍정적 추진력을 확인할 수 있다면, 사학이면 어떻고 국공립이면 어떤가. 오늘 학교의 상황이 이미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성과를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면, 지역의 중심으로 더욱 발전하여 가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여러 나라들이 지역적 성장과 문화적 발전을 이끌어 낸 핵심에는 대학들이 수다하게 발견된다. 미국의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모두 지역 도시들에 교육적 토대를 든든히 세워 수도권이 아니었음에도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우리 지역에도 높은 희망이 걸린다. 지역의 역동성은 인구의 연령층과도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청년 대학생들이 숨쉬고 활동하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도시는 활력과 생동감을 찾을 것이다. 또한, 대학은 생각하는 곳이다. 지역을 위한 담론의 지평이 대학을 통하여 넓어지게 하자. 토론의 수준이 깊어지게 하자. 그간 수도권의 소식에 묻히거나 눌린 부분이 있다면, 대학으로 하여금 지역을 위한 생각과 과제를 찾아내게 하고 연구하고 참여하게 하자. 교수들과 학생들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배우게 하여 그들이 지역에 위치한 의미와 보람을 거두게 하자.

수도권과 지역이 더불어 힘있게 나아갈 때, 나라가 건강하게 일어설 것이다. 수도권은 지역을 챙기고 지역이 수도권을 지원할 때, 온 나라에 화음이 돌아오지 않을까. 수도권의 절반과 지역의 절반이 어울려 다독일 적에 나라가 바로서지 않을까.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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