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성두 지진대책국장

“복구가 한 발짝씩 진행되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3월 지진복구 전담조직으로 신설된 포항시 지진대책국 허성두<사진> 국장을 만났다.

- 지진복구 진행 상황은

△기본적인 응급조치는 100% 완료됐다. 이재민 역시 일부 사정이 있는 분들을 제외하고 99% 가량이 안정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파 등의 피해를 당한 시설도 대부분 철거가 완료됐다. 앞으로는 주민들과의 협의가 관건이다. 철거 이후 재개발 및 재건축을 진행해 온전한 복구가 이뤄지려면 해당 주민들의 의견이 모여야 하는데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지진피해 주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 업무를 진행하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유례없는 대규모 지진을 겪고 나서 보니 많은 부분이 미흡한 상태였음을 알 수 있었다.

우선 관련 법령이 미비해 실질적으로 피해 주민들이 혜택을 받기 너무 어렵다. 시민들은 물론 포항시, 경북도, 심지어 중앙정부까지 대처 요령이나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진을 경험하는 것이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아직 진행형이라 개선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조금 이르고, 홍수 등과 같이 동일하게 자연재해라는 틀에 묶여 있는 지진을 이제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중앙정부의 지원은 어떤가

△도로와 공원 등의 인프라와 공공시설, 특별재생구역 등은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투입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개별적인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 문제는 소파·반파·전파로 나눠 지급한 재난지원금이 끝이라고 보면 된다. 즉 재정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지진복구에 있어 중앙정부 차원의 별다른 지원은 어렵다고 보면 된다. 포항시도 아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만약 인구가 수만명 밖에 되지 않는 시·군 지역에 지진이 발생한다면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이재민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나

△전파된 700여 가구의 주거 재건을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부분이 조합 구성이다. 조합이 구성돼야 재개발·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략 24평 기준 건축비가 1억2천여만원이 소요돼 개인적인 부담이 큰 것도 문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에서는 관련 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원가로 원자재를 공급, 최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 지진은 이제 국가적인 문제다. 처음으로 역사를 써나가는 소감은

△일단 국가적으로 처음 겪는 대규모 지진이라 새로운 부분도 많고 어려운 부분도 많다. 이를 배우기 위해 가까운 일본을 자주 방문했는데 일본에 비해 미비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법적인 부분이나 제도적인 부분에서 시급하게 정비가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 중앙정부나 광역지자체 차원의 전문적인 지원 역시 꼭 필요하다. 기초지자체로서는 한계가 있다.

- 피해주민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일본의 사례를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자조다. 사유시설 등은 스스로 해결한다는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잡혀 있다. 정부나 지자체만을 기대서는 안 된다. 주민들 자신이 스스로 복구에 능동적으로 나서서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합치된 결론을 도출해 민·관이 함께 복구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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