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빙&조이 오연록 작가
태국·베트남서 심화과정 이수
“힐링에 좋은 작업
독특한 아름다움도 매력”

▲ 오연록 작가.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
▲ 오연록 작가.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

생활예술이 진화하면서 다양하고 독특한 장르가 꽃을 피우고 있다. 생활과 예술이 어우러지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식품조각이다. 과거 고급음식의 장식 수준에 머물렀던 식품조각은 이제 독자적인 장르로 발돋움해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포항에도 이색적인 식품조각을 하는 작가가 있다. 꿈틀로에서 활동하고 있는 ‘카빙&조이’ 오연록 작가다. 오 작가는 생활도예 ‘예린 흙이야기’, 금속공예 ‘다온메탈’과 한 지붕 아래서 활동하고 있다. 꿈틀로 작가들은 세 가지 장르가 어우러진 이 공방을 ‘삼색공방’이라 부른다.

“5년 전 포항여성문화회관에서 일식 자격증 취득 준비를 하다가 나베(냄비) 음식에 들어가는 매화와 나비 장식을 만들게 됐어요. 어찌나 예쁘던지 이걸 집중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오 작가는 그 길로 식품조각의 길로 들어섰다. 길을 잘 가려면 좋은 선생을 만나야 하는 법. 하지만 포항은 여건이 되지 않았다. 대구 등 대도시를 찾아다녔고 유투브를 검색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식품조각이 확실한 기반을 잡고 있지 않아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와 올해 태국·베트남까지 가서 심화 과정을 밟았다. 식품조각은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가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다. 특히 태국은 수박 조각이 앞서 있고, 국제 대회도 열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활성화돼 있고, 멕시코·브라질도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는 최근 대회가 자주 열리는 등 붐이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 오연록 작가의 식품조각 '망고수박'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
▲ 오연록 작가의 식품조각 '망고수박'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

그렇다면 식품조각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자연물을 대상으로 집중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힐링에 좋은 작업이죠. 다른 장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도 식품조각만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오 작가는 원예치료와 독서치료 분야에서 일을 해본 적도 있어 심리치료에는 상당한 공부가 돼 있다. 앞으로 식품조각의 치유적인 측면에 주목하고, 이 분야에 천착할 계획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어린이들과 어울려 식품조각 체험을 할 때가 마음 편하고 좋다고 한다. 최근에는 식품조각을 브랜드로 만드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꽃으로 피클’이라는 시제품을 만들어 판매를 시도해보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 대중들에게 낯설지만, 홍보만 잘 된다면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오연록 작가의 식품조각 '애플수박'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
▲ 오연록 작가의 식품조각 '애플수박'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

오 작가는 이런 다양한 시도가 꿈틀로에 입주하면서 가능했다고 한다. 꿈틀로의 지원을 받으면서 브랜드 작업, 작품 판매, 체험 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꿈틀로의 다양한 작가들과 어울리면서 자극도 받고 새로운 영감을 떠올리게 된 것도 큰 소득이라고 한다.

오 작가는 선선한 날에는 북구 환여동 집에서 중앙로에 있는 꿈틀로까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주변에서는 성실파라고 입을 모은다.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식품조각이라는 새 장르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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