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이 차림으로
확대간부회의 주재
회의때 개인컵 이용 권장
홈피 도지사와 대화방
쓴소리 방으로 개편 등
향후 도정운영 변화 예상

▲ 이철우 신임 지사가 취임 첫날인 지난 2일 직원 조회에서 큰 절을 하는 등 파격행보를 보여 도청 공무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철우 신임 경북지사가 파격행보를 이어가면서 관가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취임 이틀째인 3일 오전 이 지사는 확대간부회의 자리에 노타이 차림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친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자’며 앞으로 종이컵과 테이크아웃 플라스틱컵, 일회용 우산 비닐커버 등을 사용하지 말자는 제안도 내놨다. 간부회의 때 각자 개인컵을 이용하도록 권장했다. 지사와의 간담회 당시 한 직원이 건의한 ‘인터넷 홈페이지 도지사와 대화방 코너’를 비판과 대안 제시를 많이 해달라는 취지로 ‘쓴소리 방’으로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지사의 파격행보는 취임 첫날부터 선보였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으로 인해 외부행사 성격이 짙은 공식 취임식을 생략하고, 직원들과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 큰 절을 하는 등 파격행보를 시작했다. 당시 직원들은 순간적으로 당황해하며 박수를 치거나 고개를 숙여 어정쩡한 맞절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직원은 “취임 인사 몇마디 후 ‘열심히 일해달라’며 큰 절을 해 순간적으로 많이 당황스러웠다”며 “가식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신선함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호평을 한 셈이다.

당선자 신분으로 지난달 포항 영일만신항 현장토론회 후 직원들이 5층 세미나실에서 곧바로 내려갈 수 있도록 의전차원에서 엘리베이터를 대기시켜 두고 기다리자 “운동이나 좀 하자”며 걸어서 내려가기도 했다. 도청 주변 아파트에 마련된 안동 관사의 이웃이 거의 대부분이 도청 직원들인 것을 알고는 대외통상교류관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직원들의 불편을 초래할 것을 염려한 것”이라고 비서실 관계자가 귀띔했다.

이 지사의 파격행보는 이런 겉모습보다는 향후 도정운영에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그는 ‘출근하지 마라. 답은 현장에 있다’는 책을 펴냈듯, 수차례 형식에 구애되지 않는 대신 실적과 책임의식을 강조해 왔다. 예컨대 “과거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회사를 방문했을때, 반바지 차림의 고위간부를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간부가 일을 하는데 있어 성과가 중요하지, 옷차림이 뭐가 중요하느냐”는 말을 듣고 “상당히 놀라움과 충격을 받았다”고 밝혀, 공직사회도 파격이 있어야 함을 은근히 드러냈다. 이 지사는 외부인사 발탁도 최소한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도지사 선거캠프 해단식에서 캠프 관계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고생한 캠프인사의 미래자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지사가 “필요하면 부를 것”이라고만 말해, 캠프 당사자들이 오히려 언론 관계자나 다른 요로를 통해 내막을 알아보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향후 인사에서 외부영입을 자제하고, 내부발탁을 우선해 공무원들이 신바람을 내면서 일하도록 유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북도의 한 공무원은 “지금까지 보인 지사의 행보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이러한 파격이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죽 이어져 도청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편 이철우 지사는 3일 오전 8시 30분 도청 원융실(회의실)에서 민선7기 출범 첫 간부회의를 열고, 일자리 창출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기업유치, 문화관광, 농업, 복지 등 도정의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며 모든 역량을 일자리를 만드는데 모아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주택문화에 대한 의식과 환경 개선 등으로 귀촌마을 조성에 있어서도 경북이 수범사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저출산 대책, 양성평등, 재난 안전, 교통체계 개선, 문화유산 활용 방안, 농업분야의 신품종 개발, 일회용품 사용 억제와 같은 환경 개선 등 도정 전반에 대해 꼼꼼히 점검하고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을 강화, 다양한 목소리를 도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