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보건정책
② 생명의 소중함 일깨우는 ‘두 손의 119’

▲ 포항시가 전 시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포항시 제공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심정지로 인한 사망환자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 해 동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 2∼3배가량 많은 수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현재 3%에 미치지 못해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낮은 편이다. 어쩌면 아직 심폐소생술에 대한 인식과 교육의 활성화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주위에 심정지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 막연함과 두려움에 당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심정지는 운동부족, 고염식, 흡연 등의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급격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증가할 경우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보다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심정지로 인해 돌연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심정지 환자는 4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신속히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최소한 뇌사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고, 80% 이상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는 장소를 보면 가정, 길거리 등 병원 이외의 장소가 60∼80%며 성별로는 남자(64.2%)가 여자(35.8%)보다 약 1.8배 높게 나타나고,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55.4%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는 장소 대부분이 집이나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유사시에 내 가족이나 지인 등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 교육은 이제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교육이다.

심폐소생술은 두 손을 모아 가슴 중앙에 대고 1초에 2번꼴로 깊고 강하게 중단 없이 반복해서 계속 누르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뛰지 않는 심장에 충격을 줘 다시 뛰도록해 혈액을 전신으로 돌려 몸속에 있는 세포들이 죽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응급조치를 말한다.

11월까지 2·4번째 목요일
포항성모병원 등서 교육
남구 500세대 이상 아파트
20곳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포항시, 심폐소생술 시민교육

포항시는 보건소를 통해 심폐소생술 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2·4번째 목요일에 기초과정과 심화과정 등 두 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1회당 30명을 기준으로 운영되는 과정은 이론 강의와 실습교육으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심장협회와 대한심폐소생협의회의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기준한 실기위주의 고품질 교육이다.

이론교육의 경우, 심정지 관련 위험질환과 심정지 관련 위험질환의 증상과 징후, 심정지의 원인, 심폐소생술의 원리, 심폐소생술의 순서 및 술기 동작 시에 주의사항 등과 함께 영상 시청각 교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지는 실습교육은 실기강사의 설명 및 시범을 통한 심폐소생술 술기숙지, 실습마네킹을 이용한 심폐소생술의 순서 및 동작훈련, 실기강사의 지도에 따라 주의해야 할 동작 숙지, 실습 후 평가를 통한 실기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포항시 남구보건소 박병용 보건정책과장은 “심폐소생술은 가슴압박만으로도 응급처치에 큰 도움이 되므로, 실제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평소 응급처치능력을 기르기 위한 개개인의 관심과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포항시는 철강공단 등 각종 사업장에서 재난사고 발생 및 중증외상환자의 발생 우려가 큰 만큼, 각 사업장을 비롯한 일반인에 의한 신속한 응급상황 대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심폐소생술 교육을 전 시민을 대상으로 확대·실시하고 있다.

대한심폐소생협회와 포항성모병원 심폐소생술 교육센터와 협력해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는데, 교육을 이수한 시민은 모두가 심폐소생술을 완전하게 시행할 수 있게 된다. 교육은 포항성모병원 건강증진센터 4층 심폐소생술 교육센터에서 진행되며, 교육을 원하는 시민은 대한심폐소생협회 홈페이지(www.kacpr.org)에 개별신청하면 되고, 교육신청 안내는 포항성모병원 심폐소생술 교육센터(054-260-8127), 교육문의는 포항시 남구보건소(054-270-4022)로 하면 된다.

이강덕 시장은 “심정지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최초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모든 시민이 초기 대응능력을 높여 가족과 이웃의 건강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교육추진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중집합장소에 자동심장충격기·안내 매뉴얼 비치

시민교육도 중요하지만, 포항시 남구보건소는 500세대 이상 아파트 20여곳에 자동심장충격기 설치해 응급처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남구보건소는 사람들이 많은 곳, 특히 빠른 시간 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 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하고 관리실 입구에는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돼있음을 알 수 있는 안내 표시판을 새롭게 제작해 주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동심장충격기 설치에 앞서 아파트 관리자와 부녀회,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이론 및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등 실기위주의 심폐소생술교육을 실시했다.

관련해서 아파트 관리책임자는 매월 1회 이상의 정기검진을 실시해 언제라도 충격기 사용이 가능토록 장비 관리 및 자동심장충격기 사용과 함께 심폐소생술 방법을 안내하는 매뉴얼도 함께 비치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사고발생 시부터 신고받은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10분으로 그 중 초기대응이 절실한 ‘골든타임’ 4분을 사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내 가족 내 이웃에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지역 보건소에서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응급의료 서비스 향상 및 선진화를 통해 생명을 소중함을 일깨우고 존중하는 문화를 적극 확산해 나가겠다”면서 “심폐소생술과 같은 기본적인 대응방안부터 시작하는 안전역량을 높임으로써 모든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