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4세대가속기’ 등 제약·바이오산업 이끌 최적 인프라 갖춰신성장산업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포항
⑵ 신약개발 클러스터로 지속성장 견인
고세리기자  |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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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05.09   게재일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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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은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산업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16% 이상 크게 증가했고, 최근 5년 평균 14.3%의 성장률을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이 지난해에만 총 8건, 1조4천억원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을 이뤄내는 등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포항시에서는 풍부한 인프라를 활용해 오는 2025년까지 ‘신약개발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속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확립했다. 기존 제조업 기반 도시에서 벗어나 국내 제일의 신약개발 메카로 거듭날 포항시의 미래 첨단 신약산업 계획을 살펴본다.


올 하반기 신약연구기관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착공
제넥신 등 국내 굴지 제약회사 연구소·바이오기업 입주 예정
신약개발 클러스터엔 3대 연구거점기관·3대 기반시설 유치
식물 백신 산업화 촉진센터 사업도 본격적인 사업 추진 돌입



□가속기, 신약개발 필수 거대 첨단장비

세계적인 바이오분야의 석학 ‘루크 리(Luke Lee)’ 미국 UC버클리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는 20년 주기로 큰 흐름이 형성된다고 했다. 그는 기계공학, IT가 각각의 20년을 책임졌다면 향후 20년은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전망에 힘입어 최근 포항가속기연구소는 4세대가속기를 활용한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냉동실에 넣어둔 물병이 터지는 비밀을 규명한 것이다. 찰나의 순간인 펨토초(1,000조분의 1초)단위로 이뤄지는 물의 변화를 가속기를 통해 밝혀냈다. 이는 1세기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물 분자의 원리를 세계 최초로 푼 것이다.

이처럼 제4세대 가속기는 신약개발의 핵심장비다. 살아있는 단백질 구조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수소연료 등 대체에너지의 원천기술 개발에도 활용하는 등 가속기의 활용도는 신약개발 외에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이를 기반 삼아 포항시는 세계 3번째로 만들어진 제4세대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아넣고 있다. 일명 NBA프로젝트(Next generation Bio/Accelerator Project)라고 불리는 신약개발 프로젝트는 가속기를 활용한 신약개발로 다음 세대를 대비하자는 의미다.

또한 경북도와 포항시는 202억원을 투입해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옆에 ‘바이오(Bio)-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건립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착공할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는 신약개발 전문 연구센터로, 시가총액 2조원의 (주)제넥신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 연구소와 바이오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 발굴<2219>육성을 위해 제약, 바이오 등 의료산업 성장에 나서기로 했고, 이미 포스텍은 지난해 5월 과기부의 신약개발 원천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되어 100억원의 국비를 확보한 바 있어 바이오산업 육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

□신약개발의 원리

많은 질병의 원인은 단백질의 작동원리와 관련이 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위장약 치료제인 잔탁 등도 단백질의 입체구조를 기반으로 개발된 신약이다.

이들 질병은 관련된 단백질에 대한 정확한 구조정보가 필요하다. 자물쇠를 여는 데에는 자물쇠의 내부구조를 알아야 꼭 맞는 열쇠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단백질 구조분석은 질병치료와 직결된다.

그러나 현재 알려진 단백질의 5% 정도만 정확한 구조를 알 뿐이며, 여기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이다. 3세대 가속기로는 해석할 수 없는 단백질도 분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포의 3차원 실시간 영상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건립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이 기법을 활용한 신약개발연구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현재 많은 국내 연구자들이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포항 4세대가속기 건설에는 수많은 과학기술자와 연구기관이 참여했고, 매년 400여 명의 연구자가 방문하고 있다. 가속기를 활용해 500여 개의 SCI논문이 발표됐으며 산업체 과제 100개를 포함해 1천200개의 과제가 활발히 추진 중이다. 가속기 이용자들을 위해 125실의 이용자 숙소와 체험관도 운용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4세대 가속기는 현재 포항을 방문하는 국내외 손님들의 필수 견학코스”라며 “첨단과학도시 포항을 홍보하는 데 잘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신약개발 클러스터 조성

지난해 12월 경북도와 포항시는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기본계획 최종보고회를 가지고, 포항 경제자유구역을 신약개발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 내용은 3대 연구거점기관 설립과 3대 기반시설 유치를 골자로 하는 계획이다.

3대 연구거점 기관은 △세포막단백질의 3차원 구조연구를 수행하는 ‘세포막단백질연구소’ △표적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최적의 분자들을 컴퓨터를 이용해 디자인하는 ‘가속기신약연구소’ △신약개발 관련 바이오 및 벤처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비즈니스융복합센터’를 설립하고 3대 기반시설로 △동물대체시험평가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신약연구중심병원 유치 등 인프라를 구축해 경북도와 포항에 세계적 경쟁력 있는 신약개발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경자구역에 국내외 제약기업을 유치, 철강 일변도의 지역 산업구조를 다변화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 올 하반기에 착공할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조감도.  /포항시 제공  
▲ 올 하반기에 착공할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조감도. /포항시 제공

□차세대 그린백신 상용화 실증사업

최근 구제역, 돼지열병, AI(조류독감) 등 가축질병으로 4조원이 넘는 국가적 손실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이를 처리하기 위한 정부 예산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안전하면서도 신속대응 가능한 차세대 백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린 백신은 기존 동물성 백신에 비해 제조설비가 단순하고 배양과 대량생산이 용이한 동시에 병원성 및 전파력이 없으며, 동물 백신의 10분의1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어 안전성과 가격경쟁 측면에서 탁월한 백신이다.

포항시와 포항TP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식물 백신 산업화 촉진센터 사업을 건의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지역 벤처기업인 (주)바이오앱이 돼지열병 ‘그린마커백신’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검역본부로부터 올해 7월 시제품 승인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 선점을 위해 지난해 9월에는 ‘제1회 그린백신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올해 2월에는 경북도, 포항TP, 포스텍, (주)바이오앱, 엔비엠, 툴젠과 함께 ‘그린백신·그린바이오 산업육성 업무협약식’을 맺어 농림축산식품부 전국 공모사업을 위해 공동 대응키로 했다.

포항시는 그린백신 상용화 실증지원 사업을 통해 그린바이오 세계시장 창출과 동물백신 수입대체, 국가재정 손실 최소화, 스마트 농업 선진화 등의 사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은 세계 3번째 4세대 가속기와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R&D기관이 밀집해 있고, 4천300여 명의 석박사급 인적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등 바이오산업 연구개발과 상용화하기에 최적의 입지를 갖춘 도시”라며 “신약개발 클러스터를 통해 지역경제와 나아가 국가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신약시장은 1조달러에 이른다. 의료기기를 포함한 바이오시장 규모는 2024년 2조6천억달러(약 2천934조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다. 철강 등 전통 제조업 분야에 국내외 안팎으로 도전과 견제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가 신약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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