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과 비난에 부화뇌동 전 사람 같은 사람의 말인지 살피라”
“칭찬과 비난에 부화뇌동 전 사람 같은 사람의 말인지 살피라”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8.03.08 20:33
  • 게재일 2018.0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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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복`정민 지음논픽션·1만4천원
고전에서 시대정신을 길어 올리는 인문학자 정민 교수가 현대인에게 필요한 깊은 사유와 성찰을 전하는 책 `석복(惜福)`(김영사)을 펴냈다.

책은 풍부한 식견과 정치한 언어로 풀어낸 세상과 마음에 대한 통찰의 총망라라 할 수 있다. 선인들의 지혜가 깃든 100편의 네 음절 한자문구를 마음 간수, 공부의 요령, 발밑의 행복, 바로 보고 멀리 보자 등 4가지 주제에 나눠 담았다.



△제1부 마음 간수: 나를 돌아보고 생각을 다잡는 마음 간수법

책의 첫머리를 여는 장은 `석복겸공(惜福謙恭)`이다. `석복`은 비우고 내려놓아 복을 아낀다는 의미다. 광릉부원군 이극배(1422~1495)는 자제들을 경계해 이렇게 말한다. “사물은 성대하면 반드시 쇠하게 되어 있다. 너희는 자만해서는 안 된다(物盛則必衰 若等無或自滿).” 그러고는 두 손자의 이름을 수겸(守謙)과 수공(守恭)으로 지어주었다. 그는 다시 말한다. “처세의 방법은 이 두 글자를 넘는 법이 없다.” 자만을 멀리해 겸공(謙恭)으로 석복하라고 이른 것이다.



△제2부 공부의 요령: 생각과 마음의 힘을 길러줄 옛글 속 명훈들

이달충(1309~1385)의 `애오잠(愛惡箴)`에서 유비자는 무시옹에게 칭찬과 비난이 엇갈리는 이유를 묻는다. 무시옹의 대답은 이렇다. “기뻐하고 두려워함은 마땅히 나를 사람이라 하거나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인지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인지의 여부를 살펴야 할 뿐이오(喜與懼當審其人吾不人吾 之人之人不人如何耳).” 즉 칭찬받을 만한 사람의 칭찬이라야 칭찬이지, 비난받아 마땅한 자들의 칭찬은 더없는 욕이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일은 드물다. 사람들은 저마다 제 주장만 내세우며 틀렸다 맞았다 단정한다. 그럴 때는 어찌해야 할까? 내 마음의 저울에 달아 말하는 사람이 사람 같은 사람인가를 살피면 된다. 이 꼭지의 제목은 `당심기인(當審其人)`이다. `마땅히 그 사람을 살펴보라`는 의미다. 칭찬과 비난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살피는 것이 먼저다.



△제3부 발밑의 행복: 사소함을 그르쳐 일을 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치침

`검신용물(檢身容物)`에서는 검신, 즉 `몸가짐 단속`에 대한 명나라 구양덕의 말 “사소한 차이를 분별하지 않으면 참됨에서 멀어진다(毫釐不辨 離眞愈遠)”가 등장한다. 관대한 것과 물러터진 것은 다르다. 굳셈과 과격함은 자주 헷갈린다. 성질부리는 것과 원칙 지키는 것, 잗다란 것과 꼼꼼한 것을 혼동하면 아랫사람이 피곤하다. 자리를 못 가리는 것을 남들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착각해도 안 된다고 경고한다. 반대로 진무경(陳無競)이 제시한 용물, 곧 `타인을 포용하는 방법`도 설명한다. 진실한 사람은 외골수인 경우가 많다. 질박하고 강개하면 속이 좁다. 민첩한 사람에게 꼼꼼함까지 기대하긴 힘들다. 좋은 점을 보아 단점을 포용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들이대는 잣대는 매섭게, 남에게는 관대하게 해야 한다.



△제4부 바로 보고 멀리 보자: 당장의 이익과 만족에만 몰두하는 세태에 대한 일침

유관현(1692~1764)은 필선(弼善)으로 서연(書筵)에서 사도세자를 30여 일간 혼자 모셨던 인물이다. 사도세자가 죽자 여섯 차례의 부름에도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 그가 세상을 뜨자 김낙행(1708~1766)이 제문을 지어 보냈는데 거기에는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 두 가지를 꼽은 대목이 있다. “먼저 가난하다가 나중에 부자가 되면, 의리를 좋아하는 이가 드물고(先貧後富 人鮮好義), 궁한 선비가 뜻을 얻으면, 평소 하던 대로 지키는 이가 드물다(窮士得意 鮮守平素).” `정말 하기 어려운 일`을 의미하는 `난자이사(難者二事)`다. 없다가 재물이 생기면 거들먹거리는 꼴을 봐줄 수가 없다. 낮은 신분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면 눈에 뵈는 것이 없어 못하는 짓이 없다. 결국은 이 때문에 얼마 못 가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만다. 사람이 한결같기가 참 쉽지 않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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