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포스코, 미래 먹거리 확보로 새로운 도약

▲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포항제철)가 오는 4월 1일로 창립 50돌을 맞는다. 1968년 4월 1일 황무지와 같았던 척박한 포항 영일만의 모래터에 첫삽을 뜬지 반세기만에 포스코는 세계 5위의 철강회사로 우뚝 섰다. 포스코는 그동안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의 심장부 역할을 맡아 왔고 지금도 새로운 철의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까지 혹독한 구조조정을 펼쳐 회사의 체질 개선을 마무리하고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확대, 기가스틸, 리튬이온전지 소재 사업 등으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WP 제품 판매 확대로 미국 등 보호무역주의 장벽 정면돌파
리튬이온전지 소재 사업 등 미래 신성장동력 기술 개발 성공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8년 연속 선정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로부터 8년 연속 세계 철강경쟁력 1위 업체로 선정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60조 6천551억원, 영업이익 4조 6천218억원, 순이익 2조9천735억원을 기록했다. 6년만의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는 해외법인들의 실적호조가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가 2014년 가동 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고, 멕시코 자동차강판 생산공장(포스코 멕시코)과 인도 냉연 생산법인은 가동 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해외철강 부문 합산 영업이익도 3배 이상 늘었다.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4%, 10.1% 상승한 28조5천538억원, 2조9천25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은 10.2%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2조5천457억원이다.

포스코는 오는 2019년 말엔 지난해 2조 8천억원 수준이던 연결 영업이익이 5조원으로 늘고, 미래성장 분야 매출액도 2025년까지 11조 2천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월드프리미엄(WP)제품인 기가스틸 차체.<br /><br />/포스코 제공
▲ 월드프리미엄(WP)제품인 기가스틸 차체. /포스코 제공

◇포스코, 월드프리미엄 제품 60% 확대로 경쟁력 강화

포스코는 WP 제품 판매 확대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한계를 넘는다. WP제품이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월드 퍼스트(WF) 제품`,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경제성을 갖춘 `월드 베스트(WB) 제품`, 고객 선호도와 영업이익률이 모두 높은 `월드 모스트(WM) 제품`의 총칭이다.

포스코는 WP 제품 확대로 전년대비 호전된 경영 실적을 끌어냈다. 2013년 905만t을 판매해 전체 판매 가운데 30.3%를 차지했던 WP제품은 2016년 47.3%(1천597만t)에 이어 지난해 53.4%(1천733만t)으로 처음으로 과반 비중을 넘어섰다. 당초 목표치(52.0%)를 넘어선 것이다.

WP 제품 중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으로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제품을 `WP+`로 선정해 고부가가치강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했다. 포스코는 주요 산업별로 WP와 WP+제품을 개발해 기술력을 선도하고 수익성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월드프리미엄 플러스(WP+) 제품 판매 비중도 지난해 25.7%(836만1천t)에 달했다.

포스코는 올해 WP 제품 판매량을 1천890만t까지 늘리고, 내년까지 전체 제품 가운데 WP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려 수익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차세대 기가스틸로 글로벌 시장 선점

포스코 차세대 강판인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1기가급인 980MPa 이상이어서 기가스틸로 명명했다.

기가스틸은 십원짜리 동전 크기만으로도 10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이는 약 1t 가량의 준중형차 1천500대를 가로 10cm, 세로 15cm의 손바닥만한 크기의 기가스틸에 올려놓아도 견딜 수 있는 정도다.

철강소재는 일반적으로 강도를 높이면 단단하기 때문에 구부러지지 않아 여러가지 형태로 모양을 만드는 가공이 어렵다. 하지만 포스코는 강도와 가공성(연신율)을 동시에 높이는 역설적인 기가스틸인 TWIP강, PosM-XF강 개발에 성공했다.

전세계 철강사들이 TWIP강, PosM-XF강과 같은 `단단하면서 잘 구부러지는` 기가스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철강사는 포스코뿐이다.

같은 면적과 두께 등의 동일한 조건에서는 철강재인 기가스틸이 알루미늄 소재보다 약 3배 정도 더 무겁지만, 강도가 훨씬 높은 기가스틸 두께를 3 분의 1 이하로 줄이면 알루미늄 소재와 동등하거나 훨씬 가벼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8월 태국 CGL 준공식에서 “철강 대비 비중이 3분의 1 수준인 알루미늄이 새로운 자동차용 소재로 많이 언급되는데, 철강은 알루미늄보다 가격경쟁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강도가 3배 이상 강한 기가스틸이라면 경량화 측면에서도 월등한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알루미늄 소재는 자동차 제조업체나 소비자 입장에서 제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가스틸은 높은 경제성을 가지고 있다. 기가스틸(DP980)과 알루미늄(AA5182)으로 차체를 생산 했을 때 소재비는 3.5배, 가공비용은 2.1배 가량 차이난다. 자동차의 무게를 30% 줄인다고 가정했을 때 대당 재료비만 2배 넘는 차이가 난다.

▲ 2018 포스코패밀리 시무식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50주년 엠블럼 깃발을 흔들고 있다. <br /><br />/포스코 제공
▲ 2018 포스코패밀리 시무식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50주년 엠블럼 깃발을 흔들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미래먹거리 전기차 핵심 소재 국산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 각국의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 강화 추세 속에 자동차 전동화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배터리전기차(BEV), 수소전기차(FCEV) 등 다양한 전기차가 시장에 등장했고, 규모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를 만드는 핵심 소재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해왔다. 특히 2차 전지 주요 원료인 리튬은 전량 수입했다. 그러다보니 리튬 주요 생산국인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상황에 따라 수급 영향을 크게 받았다. 중국, 미국 등 대형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는 전기차 핵심 소재 국산화에 힘쓰고 있다. 작년 2월에는 탄산리튬 국내 생산을 최초로 성공했다. 평균 12~18개월 소요되던 기존 `자연증발식` 추출법과 달리 최단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 리튬을 추출해낼 수 있다.

2차 전지 주요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도 국산화했다. 양극재는 리튬을 기본 원료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섞어 제조한다. 통상 니켈 함량이 60% 이상인 경우 고용량 양극재로 분류한다. 현재까지 니켈 80% 이상 고용량 양극재(NCM 방식)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포스코ESM을 포함해 두 곳뿐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지난 24일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고 세계 최대 리튬이온전지 시장인 중국에 본격 진출했다. 포스코는 이번 합작으로 중국 현지에서 양극재를 직접 제조·판매함으로써 세계 최대 리튬이온전지 수요 시장인 중국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포스코ESM의 구미 양극재 공장은 전구체는 물론 소재인 코발트, 니켈, 망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돼 경쟁력을 대폭 높일 수 있게 됐다.

포스코켐텍은 2011년 천연 흑연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해 국내 최초로 독자기술을 적용한 고용량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음극재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 및 투자로 현재 8천t 규모 생산능력을 갖췄고, 2020년까지 단계적 투자를 통해 총 3만t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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