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은 조선 중기 1500년대부터 마늘을 재배해 온 오랜 전통의 마늘 고장이다. 의성읍 치선리에 김해 김씨와 경주 최씨 두 성씨가 터전을 잡으면서 마늘을 재배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의성은 토양이 비옥하고 부식토로 덮여 있어 이곳에서 재배된 마늘은 단단하고 쪽수가 6쪽정도로 적다. 육쪽 마늘이라 하여 인기도 좋다. 즙액이 많고 매운 맛이 강하며 살균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김치 담글 때 사용하면 김치 맛이 좋고 맛도 잘 변하지 않는다.

의성 마늘은 전국적으로 생산량은 많지는 않으나 이 같은 맛과 질로서 판매량이 급증한다. 흑마늘, 마늘즙 등 마늘을 상품으로 한 제품의 출시도 왕성하다.

마늘은 예로부터 강장제로 잘 알려져 있다. 마늘의 원산지인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피라미드 축조에 동원된 노예에게 마늘과 양파를 먹여 원기를 회복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늘은 강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 하여 예로부터 일해백리(一害百利)라 불렀다. 마늘에는 강력한 살균작용을 하는 알라신 성분이 다량 함유돼 항암효과와 피로해소, 면역력 강화 등에 큰 도움이 된다.

2018 평창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우리나라 컬링여자 대표 선수를 두고 외신들이 `갈릭 걸스`(garlic girls)라고 부른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늘 소녀`란 뜻으로 이같이 호칭하며 “불과 몇 년 전 컬링에 빠진 소도시 출신 소녀들의 집념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극찬했다. 우승 문턱까지 진입한 한국 컬링 여자팀은 김민정 감독을 비롯 김은정, 김초희, 김선영, 김경애, 김영미 선수 등 모두가 경북 의성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의성여중고 동문인데다 성씨까지 똑같아 외신들은 이들을 두고 `팀 킴`(Team Kim)이라 한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크기가 작아도 큰 사람보다 오히려 단단하고 재주가 뛰어날 때 사용하는 속담이다. 작은 마늘이 연상되는 우리 선수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말처럼 들린다. 마늘 소녀들의 활약으로 의성 마늘이 유명세를 탔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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