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포항 예술의 전당 건립, 시민들 자부심 갖도록 추진해야인·터·뷰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윤희정기자  |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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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7.10.10   게재일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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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영재 (사)포항예총 회장은 문화의 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예술의전당 건립을 위해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나 `스틸컨벤션센터` 등의 기능과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
 

포항의 대표적인 공공문화시설인 포항문화예술회관.

지난 1995년 개관 이후 지역문화예술의 중심매개로서 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공연예술과 전시, 행사, 강연 등 다목적 공간으로서 지역문화 활성화와 애환, 그리고 지역문화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건축 20여년이 지나면서 공연시설의 낙후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 포항도 도시 규모에 걸맞는 지역문화 공간을 새롭게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문화복지`라는 개념은 이제 낯선 영역이 아니다.

우리 일상의 대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정도가 됐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삶의 질을 측정하는 요소에 문화예술은 으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는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포항 지역사회는 철강산업 하나만 갖고는 이제는 경쟁력이 없다는 데에는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대안을 찾고 있다. 세계적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모한 사례를 찾아 벤처마킹하는 등 물밑에선 그 나름의 변신과 변화를 위한 준비도 그 중 하나다. `철의 도시`에서 `문화 도시`로의 변신하는데 기수가 되고자 포항예술의전당 건립 운동에 나서고 있는 (사)포항예총 류영재 회장을 10일 만나 포항의 중심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과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지역 문화인프라 환경 열악
미래 문화 융성에 `걸림돌`
50만 시민 문화행사 참여 높아
지역 역사·정체성 담은 시설로
시민 공감대 형성 우선돼야



-우리 문화예술도 지난 십수 년 동안 문화복지적 관점에서 진지한 논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또한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 왔다. 하지만 포항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도권이나 다른 지방에 건립돼 온 아트센터 등에 비해 그 역할을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포항문화예술회관은 시세에 비하여 규모가 작고 건립된 지 20여 년이 지나 시설 또한 노후화됐다. 그래서 50만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여러 가지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개보수를 하고 있으나 원천적인 구조문제 등의 한계가 있으므로 대형공연이나 다양한 형식의 전시 등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공연장의 음향시설을 새롭게 하더라도 무대와 객석의 구조를 개조해야 하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전시장은 환경이 더욱 열악하다. 대(大)전시실의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내력기둥이 너무 많이 노출돼 관람을 방해한다. 소전시실은 천고가 낮고 벽면과 바닥 등이 전시 기능에 적합하지 못하다.

-문예회관 설립취지가 지방의 문화격차 해소와 지역 문화발전의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인데 포항문예회관은 어떤 취약점이 있나.

△앞서 말한 것처럼 기능상의 취약점이 있고, 접근성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북도내의 다른 도시에는 대부분 현대식 기능을 갖춘 예술의전당이 있으나 포항만 그렇지 못해 품격 높은 대규모의 실내공연을 기획하기가 매우 곤란하고, 오랫동안 경북미술대전 등 전시 행사도 유치할 수 없었다. 시설 낙후는 문화예술의 인적인프라 확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다.

-예술이라는 것이 하드웨어만 중요한 것 아니지 않나. 다른 지자체들을 보면 아트센터 건립에만 집중해 운영 상황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공공건물 건립에만 집중해 운영에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현대식 시설을 갖춘 예술의전당 건립이 아무리 시급하다 할지라도 운영에 대한 적절한 대책 없이 큰 규모로 건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포항에는 50만 도시의 규모나 위상에 어울리는 건축물이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의전당 건립 운동이라고 하지만 반드시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상징적인 명칭이다. 컨벤션센터도, 제대로 된 박물관도, 예술의전당도 없으므로 용도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해법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 포항의 경우는 대형 기획공연의 적자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KTX의 개통과 고속도로 및 국지방도의 정비로 한결 원활해진 교통망은 다른 도시와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했으나 이는 자칫 문화의 역류현상을 초래할 우려도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예술공간은 일반 건축물 같은 방식으로 건물의 유지, 운영과 같은 셈법으로 계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 매우 유용한 것이다. 자치단체 간의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지방자치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경제논리로만 설명하면 곤란하다.

-미국의 링컨센터와 케네디센터, 영국의 바티칸센터와 왕립국립극장, 프랑스의 퐁피두센터 그리고 한국의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 등 국내외 우수 사례가 많다. 포항은 어느 모델이 바람직한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사례는 매우 많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옷이다. 우리 포항의 환경에 맞는 예술의전당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고 바다가 만을 이루고 있는 도시, 산업과 일월에 관한 역사가 어우러진 도시 등을 고민해야 한다.

예로 든 사례 중 창의성이 뛰어난 복합 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나 포항시와 입지조건이 매우 비슷한 스페인의 빌바오구겐하임 미술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등을 사례로 들 수 있겠다. 런던의 템스강에 건설된 밀레니엄브리지와 화력발전소를 재건축하여 만든 테이트모던미술관을 우리 포항에 건설 예정인 동빈대교와 이전 예정인 시멘트공장의 대형 사일로와 오버랩시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상상이라 생각된다.

-포항의 문화수요와 특성은 어떠하며 이에 적합한 새로운 종합공연시설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

△포항의 문화수요는 매우 풍부한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기획, 시행됐던 대형공연의 경우 짧은 기간에 전석매진을 기록했고, 수준 높은 공연에는 시민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전시나 문화행사에도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종합공연시설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향후 운영에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므로 국비지원이나 민자유치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나 `스틸컨벤션센터` 등의 기능과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비에서 운영비의 지원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문화예술시설이 되려면 어떡해야 하나.

△문화예술의 속성이 그렇듯이 정답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아내야 하며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시설은 용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기능에 최적화돼야 하겠지만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 추진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의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포항시나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문화예술은 더는 인류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포항시도 올해 (재)포항문화재단을 출범시키고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시행하는 등 문화도시로의 변모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다.

여러 과정이 농축된 문화예술의 힘은 매우 폭발적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비교적 길고 효과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성과에 너무 조급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예술을 진정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선행학습이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이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특히 지역문화에 대한 지원은 기대보다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에는 찬성하나 중앙에 집중된 지원을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과 지역의 문화적 특성화를 위한 지원의 방식으로 변화시켜주면 좋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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