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대학 국제화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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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7.09.13   게재일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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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의호<br /><br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의 여름을 피해 영국 런던을 찾았다.

대학 평가기관인 타임즈(THE)의 세계 총장회의 및 세계 대학 랭킹 발표에 참가하기 위한 것이 일차적 목적이었지만 런던에 있는 세계적인 대학 옥스퍼드, 캠브리지, 임페리얼 대학 등을 방문해 대학간 국제협력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우연히도 이날 발표된 타임즈 세계 랭킹에서 옥스포드가 1위, 캠브리지가 2위를, 그리고 임페리얼이 8위를 차지해 이 세 곳의 영국대학이 위세를 떨쳤던 날이었다.

그런데 이 대학들의 국제처장과 이야기 하면서 한가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점이 있었다. 이제 국제협력에 있어서 대학간 MOU를 만든 후 서로 협력관계를 찾는 방식인 하향식(Top-down) 방식을 지양하고, 학과나 연구그룹에서 먼저 연구협력이나 교류협력이 이뤄져 활성화 된 후 대학간 협력으로 발전시키는 상향식(Bottom-up)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그들의 형식적 대학간의 협력에 대한 저항은 완강해 보였다.

그들의 불만은 한국 일부 대학들이 대학간 MOU를 맺은 후 이를 외부에 과시할 뿐 실제로는 아무런 협력도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물론 한국 대학들과 심도있는 연구와 협력을 하는 경우도 간혹 있긴 하지만 대학 과시용·대학 랭킹용 MOU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학평가 또는 대학 랭킹을 위해 평판도 를 높이고자 노력하는 것은 꼭 한국 대학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국제협력과 MOU를 평판도 상승 방법으로 활용하고, 그러기 위해 자매대학을 늘리고 그들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한 대학의 세계 대학평가 자료 조작이 적발돼 유수한 대학평가 기관 랭킹에서 배제됐던 사건은 그냥 간과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평가 항목 중 평판도 설문에서 조작 정황이 발견돼 순위권 제외판정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평판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과욕이 불러온 해프닝이었다. 사실 국제화를 위한 기초작업은 그동안 끊임없이 토론의 대상이었다.

보통 대학의 `국제화` 수준을 따질 때 외국인 교수 인원수와, 지금은 폐지됐지만 한때 영어강의 개설 수를 지표로 삼기도 했는데, 국제화 지표를 높이려고 무작정 외국인 교수를 늘리거나 영어강의를 개설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물론 필자는 외국인 교수 확대와 영어강의는 대학평가를 떠나 국제화에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국인 교수확대와 영어강의 증가는 반드시 국제 교류와 협력을 실제 활용하는데 사용돼야 하며 형식적으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 한국 대학의 국제협력 그늘은 여기에 있다.

국제협력은 실제적 한국대학의 국제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류확대가 상향식으로 일어나야 한다.

상향식 교류확대를 위해 절대 필요한 기본 조건들이 점검돼야 한다. 아마도 위에 언급한 외국인 교수, 학생 확대와 영어강의, 영어환경 등도 그 조건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평가나 랭킹이 목적이 아니라 실제적 국제협력을 통한 대학평가 상승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평가마다 지표도 다르고 비중도 다르지만 세계적 대학들은 어느 지표 어떤 비중의 잣대에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실제적인 국제화된 대학 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세계대학평가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는 싱가포르나 홍콩의 대학들이 그 좋은 예이다.

이들의 국제협력이나 국제화는 형식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탄탄한 기반속에 발전되어 왔다.

한국의 대학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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