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운영해오던 市
지난해 민간사업자와 MOU
함께 추진하던 배터리업체
자본금 조달못해 돌연 포기
파트너업체 버스 구입해놓고
대금 받을 길 없어 `발동동`
“주문한 버스 사들이겠다”

포항시가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전기버스 사업이 관련 업체의 사업 포기로 난항을 겪고 있다. 전기버스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 간에 책임공방이 벌어지며 자칫 법정 싸움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포항시 전기버스 사업은 지난 2013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전기버스 배터리 무인 자동교환형 시스템 `사업 성공판정`을 받고 1년 뒤인 2014년 포항 평생학습원 통학버스 운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포항시는 전기버스 2대 구입과 배터리 교환시설(환호동 환호공원 내, 효자동 SK뷰 아파트 앞) 2곳 설치 등에 사업비 45억원(환경부 25억원, 시비 13억원, 기업부담 7억원)을 투입했다.

18일 포항시 등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포항시는 ㈜코리아와이드포항(구 신한여객㈜), 배터리 업체인 ㈜피엠그로우와 전기버스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기버스 활성화와 함께 버스 운영으로 발생하는 이익금은 민간사업자가, 버스 충전소에서 발생하는 전기세는 포항시에서 받는다는 내용이다.

㈜코리아와이드 포항은 협약 내용에 따라 곧바로 자일대우버스㈜에 문의해 한 대당 3억3천만원 상당의 전기버스를 두 대 주문했다. 더불어 양덕차고지에도 약 65억원의 배터리교환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피엠그로우가 사업포기의사를 밝히면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당시 `새버스`라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피엠그로우는 자본금 약 6억원으로 은행에 융자를 신청했으나, `투자금액을 환수할 가능성이 적다`며 거절당했다. 투자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피엠그로우는 결국, 지난 1월 자본금을 조달할 수 없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사업을 포기했다.

㈜코리아와이드 포항과 자일대우버스㈜는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됐다.

협약내용에 따라 6억6천만원 상당의 버스 두 대를 주문한 ㈜코리아와이드 포항과 이미 차량을 완성해 출차만을 기다리고 있던 자일대우버스㈜는 애초 ㈜피엠그로우의 자본금에서 지급됐어야 할 버스대금을 받을 수 없게 돼 책임소재를 놓고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코리아와이드 포항 관계자는 “대우 측에서 회사에 돈을 지급하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시책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업체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코리아와이드에서 주문한 2대를 포항시에서 사들일 계획을 구상 중이다. 충전배터리로 운영되는 전기버스를 플러그인 방식으로 변경해 운영할 계획을 세우는 등 최선의 방책을 찾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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