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중근 위원장, 권오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대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포항에서는 포항고등학교 동문 선후배가 후보 간의 격돌을 방불케하는 경쟁을 펼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 경북도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유중근(55) 변호사와 국민의당 포항남·울릉 당원협의회 권오만(57) 조직위원장은 포항고 선후배 사이다. 권 위원장이 포항고 28회로, 30회인 유 변호사보다 2년 선배.

유 변호사는 그동안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문재인 후보의 경희대 법대 후배라는 인연으로 민주당 경북도의 선거책임을 맡았다. 반면, 포항 철강공단 내 한 업체의 노조위원장 출신인 권 위원장은 지방선거 출마 경험에다 지난 대선에서 본선 진출에 고배를 마신 안철수 후보를 지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 지역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화제로 급부상한 계기는 포항고총동창회가 지역 선거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현재 포항고의 총동창회장은 권오만 위원장이다.

지난달 30일 국민의당은 경북 지역 경선 투표장 가운데 한 곳으로 북구 학산동의 모교 바로 옆 동창회관을 이용했다.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포항의 경선 투표장은 포항에서 결정한 사항이다. 중앙당에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행사의 특성 상 장소 선택을 두고 적절성 시비가 터져 나왔다. 포항고 총동창회 일부 회원이 “도대체 누구의 발상이냐”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급기야 같은 날 열린 총동창회 이사회에서도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한 언론사의 취재에 대해 “동창회관을 30만원을 받고 빌려줬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해명하며 조기 진화를 시도하면서 논란이 수그러 들었다.

지역의 대선 책임자로 나선 두 동문과 모두 가깝다는 한 총동창회 회원은 “이미 앞선 여러 선거에서 총동창회의 선거 중립성에 대한 갈등이 있었다”면서 “두 동문이 이를 교훈으로 삼아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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