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찬<br /><br />김천대 교수
▲ 김동찬 김천대 교수

어제는 기독교가 가장 크게 기념하는 절기 부활절이었다. 각 지역에 있는 대형 운동장이나 체육관에 기독교인들이 함께 모여서 부활절 연합 예배를 개최했다.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이며 중심이다. 교회에서는 부활절에 삶은 계란을 주고 받는 풍습이 있다. 이 풍습은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된 것일까?

부활절의 원래 명칭은 유월절을 뜻하는 히브리 말 `파스카(Pascha)`였다.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이 유대인의 절기인 유월절과 같은 시기에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자연스러운 명칭이었다. 죽음과 부활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새로운 유윌절, 즉 죽음의 노예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이루었다는 뜻이다. 오랜 시간동안 `예수님의 부활절` 및 `부활의 유월절(Paschal Day of the Resurrection)`이라고 기념되었다. 이는 전통 유대인이었던 사도들과 그리스도교 개종자들이 그들의 오래된 전통 절기인 유월절에 대한 새로운 기독교적 의미를 부여해 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부활절을 소중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에서도 바울 사도가 고린도전서 16장 6~9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유월절 양`이라고 기록한 것 또한 이러한 관련성을 엿볼 수 있다. 파스카를 앞둔 주간은 특별히 거룩한 주간으로 기념되었다. 부활 주일 전(前) 주일은 종려주일로 정하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여 저녁 때 성도들이 감람산에 올라가 예배를 드리고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행진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며 `호산나`를 불렀다. 목요일에는 `성만찬`과 금요일에는 `성 금요일`을 생각하여 예수님의 고난과 관련된 금식을 했다. 그러므로 부활절은 부활하신 그 날만의 축제가 아니라 고난 주간과 연결되어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난과 부활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하여야 부활의 기쁨이 보다 크게 체험되는 것으로 여겼다.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된 것이 AD 313년이다.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성경 내용과 해석이 달라졌고, 기독교의 기념일에 상업적인 의도와 이교도의 전통이 스며들기도 했다. 바벨론의 신이었던 이쉬타르(Ishtar· 아세라의 변형)를 숭배하는 축제의 전통이 영국에 소개되어 부활절에 끼어들었다는 설이 있다. 또한 고대 종교에서는 하늘의 신 아스타르테(Astarte)를 기념하는 축제일이 있었는데 아스타르테를 숭배하던 방식과 시기가 부활절과 비슷했다고 한다. 아스타르테는 이쉬타르 혹은 이스터(Easter)라고 발음 된다. 부활절을 나타내는 영어 Easter와 독일어의 Ostern은 게르만 신화에 등장하는 봄의 여신 `에오스트레(Eostre)`에서 유래되었고, 게르만 인이 사용했던 봄을 가리키는 달 이름 `에오스트레모나트(Eostremonat)`에서 유래했다. 에오스트레는 봄의 여신이었는데, 겨울이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날개가 얼어 죽어가는 새 한 마리를 토끼로 바꾸어 생명을 살려줬다고 한다. 토끼가 된 이 새는 여전히 알을 낳았고, 이 이야기가 부활절 토끼(Easter Bunny)의 근원이라는 설이다. 그 이후부터 다산의 상징인 토끼와 달걀을 부활절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기독교 풍습이 유럽에 전파될 무렵, 북부 유럽에서는 봄에 `이스트르(Eastre)` 축제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 이스트르 축제가 열리는 비슷한 시기에 부활절 파스카를 경축하였던 것이다. 파스카는 순수하게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그 후 기독교인들은 시기적인 유사성과 당시 지역적인 풍습에 강하게 영향을 받아`이스터(Easter)`라고 잘못 부르게 되었다. 부활절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사건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아닌 이교도 축제의 상징 토끼와 계란이 부활절 문화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반드시 제대로 교육이 되고 바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