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인터뷰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신임 회장

7천300여개의 회원사를 둔 국내 최대 건설관련 권익단체인 대한건설협회 유주현(64·사진) 신임회장이 2일 오후 서울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동안 건설협회를 이끌게 됐다. 유 신임회장은 지난 해 12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제27대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건설업계의 `전경련`이라 불리는 대한건설협회는 1947년 설립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초대회장을 지냈고, 국내 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각종 연구 및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는 단체다. 유 신임회장을 만나 취임소감과 향후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가장 역점 둘 활동은
“노후시설물 스마트화
생활밀착형 시설물 발굴”

정부·국회에 바라는 점
“SOC투자확대·활성화
지나친 금융규제 개선해야”

중소업체 경영난 해소 방법은
“공공부문 건설투자 확대
분별한 분리발주 막아야”

- 국내 최대 건설관련 이익단체의 수장으로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어떤 각오로 이끌어 갈 것인가.

△ 여러가지로 부족한 제가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단체인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것은 개인적으로 더할 수 없는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2017년은 건설업계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기와 도전을 겪는 격동의 한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로 인해 건설경기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건설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회원 여러분이 저에게 협회 회장을 맡긴 것은 건설협회를 중심으로 침체돼있는 건설 경기를 활성화 시키고,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모색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

건설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저의 모든 역량을 다 바칠 각오다.

- 어떤 부분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인지.

△ 무엇보다 새로운 건설시장 발굴에 온 힘을 쏟고자 한다.

앞으로는 기존 시설물의 노후화에 따른 성능개선 및 스마트화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협회는 노후 시설물 스마트화 및 생활밀착형 시설물 발굴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그 다음으로는 불합리한 규제 및 발주처의 불공정행위를 개선하고, 적정공사비를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해외건설시장에 우리업체가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투자개발형 사업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중소건설업체를 위한 해외진출 지원사업도 추진토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형건설업체의 협회운영 참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대·중소 건설업체 모두가 시장의 틀안에서 상생·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건설산업이 침체되고 있는 만큼 건설산업 재도약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것도 많을 것 같다.

△현재 건설업계에는 언제 건설산업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저유가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작년도 해외수주액이 10년전 수준인 282억달러로 떨어졌고, 대내적으로는 SOC투자축소, 주택·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시계제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건설산업을 다른 산업과 달리 규제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건설산업은 대표적인 일자리창출 산업으로서, 고용·공간 복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 규제보다는 진흥정책 중심으로 건설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SOC투자확대가 최우선 정책이 돼야한다. 정부는 SOC 예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나, 최근 국토연구원 등에서는 선진국 사례를 들어 앞으로도 SOC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있다.

특히 시설물의 노후화가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서민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크고 고용창출 효과도 지대한 만큼 SOC투자는 지속돼야 한다.

협회도 노후시설물에 대한 성능개선 및 스마트화를 위한 법안 마련 추진 등 SOC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반마련에 노력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11·3부동산대책 등으로 내수시장을 지지하던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지나친 금융규제 등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또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건설 시장과 관련해 투자개발형 사업을 위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가 해외 PPP(민간협력사업, Public Private Partnership)전담기구 설립 추진 등을 하고 있으므로 협회도 향후 동 지원기구 설립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국토부와 적극 협의하는 한편, 중소건설업체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서도 발빠르게 움직일 생각이다.

끝으로 종합, 전문 등 칸막이식 업역으로 나뉜 현재의 건설생산체계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종합과 전문간 등록기준 조정을 전제로 영업범위 제한을 폐지함으로써, 우리나라 건설업이 효율적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적극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

-대형건설업체들보다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고있다.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생각인가.

△ 지난해 부동산 경기의 반짝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경기침체로 건설산업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소종합건설업체들의 경우 공공건설투자 부진과 지나친 경쟁으로 공사물량 부족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중소종합건설업체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서 전체 건설물량 확대 차원에서 공공부문의 건설투자 확대를 이끌어 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종합과 전문으로 이원화된 현재의 업역질서에서 중소종합건설업체들의 희생을 전제로 도입된 소규모복합공사와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와 같은 기형적 제도가 무리하게 확대되는 것을 막고, 업역질서를 정상화하는 노력에 중점을 두겠다.

수많은 공종들이 유기적인 시공을 통해 완성돼야 할 건설공사에서 일부 공종들의 분리발주 확대로 인한 비효율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분별한 분리발주 확대 주장에도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

예전에 LH공사가 시행하던 `직할공사`제도가 실패로 끝났던 점을 들어 분리발주를 확대하면 책임소재를 따지기 어려워 하자책임문제가 뒤따른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부분은 법리적으로 접근해서 설득하는 등 조심스럽게 접근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중소건설업체간에 경쟁과 역할 분담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입찰제도의 개편과 함께 적정공사비 확보로 우수한 품질의 목적물을 건설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

-입찰제도 개편·적정공사비 확보는 건설업계 오랜 숙제다. 어떻게 설득할 생각인가.

△현재의 건설업계 어려움은 적정공사비가 확보되지 않는데서 생긴다.

원도급업체가 적정공사비를 제대로 못받으니 하도급업체에도 적정공사비를 제대로 못주게 된다. 현재 건설업체들은 추정가의 80% 정도를 받아서 이윤을 떼고 하도급업체에 주고있는 상황이다.

2012~2013년 미국 연방도로청에서 발주된 사업의 추정가 대비 낙찰률은 93.5%였고, 일본의 국토교통성 발주공사 역시 낙찰률이 91~92% 수준으로 한국에 비해 훨씬 높다.

더구나 요즘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종합평가제의 공사비가 종합심사제(국가)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되자 정부가 종평제 공사비를 다시 낮추려고 한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외적으로 예산 절감했다고 한다.

소비를 진작하고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기업에 이윤이 남아야 돈이 돌게 된다. 그걸 제대로 안하니까 건설업계는 물론이고 전체 경기도 나빠진다고 본다.

이는 전문건설업계도 마찬가지다. 이윤이 빠듯하다보니 손해가 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문건설업의 경우 공사하다 회사가 부도가 나서 보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손실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지난 번 건설협회장 선거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업계 내부의 화합과 통합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평생 건설업에 몸담아오면서 제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3년간 우리 업계의 화합과 통합, 그리고 협회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먼저, 대중소 구분없이 회원사 목소리에 귀를 열고 맞춤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각종 서비스 업무를 발굴해 나갈 것이며, 새로운 시대조류에 걸맞게 급변하는 건설환경을 주도하는 협회로, 회원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

특히 회원사의 협회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업계발전에 대한 수시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원로회의`를 신설하고, 대형사의 적극적인 협회 참여장치를 마련하는 등 대중소 업체간 화합·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 유주현 신임 회장 프로필

유주현 신임 회장은 1953년 경기 안양 출생으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 건설산업최고전략과정을 거쳐 1993년 신한건설 대표이사에 취임해 현재는 신한건설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3년 건협 경기도회 제18~19대 회장을 역임하고, 2009년부터 경기도회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또 경기도 양궁협회장, 경기교육장학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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