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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북지사, 대선 출마 시동 걸다

이창훈기자
등록일 2016-12-13 02:01 게재일 2016-12-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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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박계 `혁신과 통합연합` 공동대표 취임<BR>“온 몸 던져 나라 미래 열고 서민경제 살릴 것”

김관용 경북지사가 내년 대선에 시동을 걸었다.

김 지사는 1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구심점을 잃은 친박계가 중심이 된 `혁신과 통합연합` 공동대표를 맡는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오후 2시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후, 오후 3시 `혁신과 통합연합` 공동대표에 취임하는 일정이 잡혀있다.

김 지사는 12일 지인들에게 “미리 말씀드리고 동의를 구했어야 하나, 당의 사정이, 나라가 처한 상황이 워낙 위급하고 위중하다보니 그러지 못했다는 점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무너져 가는 보수를 전면적으로 개조하고 사분오열되고 있는 당을 다시금 통합해 이 나라의 미래를 새롭게 열고 추락하는 나라경제와 서민경제를 살려내는데 온 몸을 던져 헌신할 각오”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내 이해를 구했다.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김 지사가 전한 이 메세지는 사실상의 대선 출사표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지사가 작금의 현실정국과 향후 계획(대선출마) 등 의미있는 발언들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11일 서청원·최경환·조원진·이장우 의원 등 친박계 50여명의 의원들은 탄핵정국을 타개하기 위해`혁신과 통합연합`을 만들기로 하고, 김관용 지사를 비롯, 이인제 전 의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등 3인을 공동대표로 추대한 상태다. 김 지사는 이날 친박계 모임에는 가지 않았으나 밤 늦게 연락을 받고 수락했다. 김 지사는 “쉽지 않은 역할이라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다. 구당을 넘어 구국의 심정으로 수락했다”고 밝혔다.

TK에서 일정 지분을 갖고 있는 김 지사는 그동안 정치권과 교감을 하며 꾸준히 보폭을 넓혔음에도 중앙정치권이 아닌 지역에 있다보니 중앙에 얼굴을 알릴 기회가 없어 인지도가 낮은 것이 핸디캡이 돼 왔다. 탄핵정국에 친박의 공동대표를 맡게 되면, 자연스레 중앙정치권에 인지도 상승이라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특유의 친화력을 자랑하는 김 지사는 구미시장 3선, 경북지사 3선 등 전국 유일의 6선 단체장이다. 거론되는 여느 대선후보들의 스펙에도 뒤지지 않는다.

지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김 지사가 기회가 닿으면 대선에 나설 것이라는 말들이 돌았다. 실제, 김 지사도 나름 대권에 꿈을 두고, 로드맵을 만들어 왔다. 지방에 있으면서도 `할배, 할매의 날` 시행을 비롯해 `새마을 글로벌화`등 굵직한 국책사업들을 대내외에 펼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김 지사가 방문객을 맞이하는 도청 공간에도 제갈공명의 `출사표` 병풍이 전시돼 더 큰 일을 위해 마음준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많았다.

김 지사는 그동안 정국에 대해서도 나름의 의견을 종종 피력해 왔다.

대통령제는 권한이 집중되고 이를 견제할 기능이 없어 최근 사태가 일어난 만큼, 권력을 분산하는 분권형에서 나아가 남북통일까지 염두에 둔 헌법 개정을 언급했다. 또 오랜 지사 경험을 살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중추대의에서부터 `사람 중심 차별없는 세상` 등이 그가 밝힌 미래 구상 중 하나다.

김 지사가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도민들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서 헝클어진 정국을 잘 수습하면 대선주자로 부각될수도 있지만 혹시 도정이 느슨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이를 염려해서인지 김 지사는 12일 메시지를 통해 “도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도정을 챙기는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가 나를 필요로 하면, 어떠한 어려운 일도 사양하지 않고 달려가겠다”고 누차 말한 김 지사에 대해 도내 정치권의 한 관계자(안동시)는 “김관용지사가 차기 대선출마를 할 것이라는 소문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정말로 대권을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향후 대구경북의 맹주로 차기 정부에서 일정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인지 그 속내를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포항시)는 “노련한 김 지사가 탄핵 정국에서 입을 상처를 감안하면서 정치판에 선뜻 뛰어든 것은 승부를 걸 요인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김 지사가 바람을 타고 승천할 것인지, 아니면 당내 조정자의 역할에 그칠지는 그가 어떻에 하는가에 달렸기에 결과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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