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3국서 이겨 2대1 승리

▲ 23일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일본기원에서 조치훈(60) 9단이 AI 바둑 소프트웨어 `딥 젠 고`(Deep Zen Go)와 대국을 치르고 있다. 이날 대국에서 조 9단은 167수만에 불계승해 2승1패로 최종 승리를 거뒀다. /연합뉴스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던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프로 바둑기사와 인공지능(AI)의 싸움에서 인간이 승리했다.

23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일본기원에서 열린 조치훈(60) 9단과 AI 바둑 소프트웨어 `딥 젠 고`(Deep Zen Go) 사이의 대국에서 조 9단이 167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조 9단은 세차례에 걸쳐 치러진 딥 젠 고와의 대결에서 2승1패를 기록하며 최종 승리했다. 조 9단은 지난 20일 열린 1국에서 승리한 뒤 21일 열린 2국에서는 딥 젠 고에 졌다.

딥 젠 고는 일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도쿄대학의 연구자 등이 알파고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 AI를 목표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알파고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채용했다.

이번 대국은 핸디캡 없이 AI가 정상급 프로 바둑기사와 펼치는 첫 대국으로 일본에서 주목을 받았다. 조 9단은 일본 바둑계 최고 권위인 `명예 명인`으로, 일본 역대 최다 타이틀(74개) 보유자다.

조 9단은 대국 후 “자신이 없었다. 딥 젠 고가 꽤 강했지만, 약한 부분도 있었다”며 “인공지능에 졌다고 해도 부끄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이 정도 강해졌지만, 수를 연구하면 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딥 젠 고 개발팀의 가토 히데키(加藤英樹)씨는 “초반에 실수가 많았다”며 “생각하는 시간 등에서 개선할 과제가 보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인간 대 AI 사이 세기의 대국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서는 이 9단이 1승 4패로 알파고에 패했다.

조 9단은 1968년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11세 9개월에 입단한 뒤 주로 일본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 바둑계에서도 전설로 불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