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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건강 나몰라라 하는 대형마트

고세리기자
등록일 2016-08-19 02:01 게재일 2016-08-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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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역 일부 매장<BR>주차장 송풍기 없거나<BR>있어도 아예 가동 안해<BR>주차안내 직원 인권도 무시
▲ 최근 포항시 남구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 설치된 송풍기가 폭염에도 불구하고 가동되지 않아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고세리기자

연일 30℃를 훌쩍 넘어서는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에도 지역 일부 대형마트의 주차장 송풍 시설이 작동하지 않는 등 무용지물로 남아 이용객의 편의는 물론 카트 정리나 주차 안내 직원들의 근무 여건과 인권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오후 포항시 남구의 A대형마트를 확인한 결과, 주차장 블록마다 송풍기가 설치는 돼 있었으나 단 한대도 가동되고 있지 않았다. 이곳은 한쪽 담벼락을 통해 바깥으로 공기가 통하게 된 구조였지만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이상 공기가 들어와 순환되기 어려워 보였다.

같은 날 북구의 B대형마트 주차장 역시 송풍 시설은커녕 아무런 관련 설비를 찾을 수가 없었고 주차장 이용객들이 뜨겁고 탁한 공기에 카트를 밀며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이처럼 각 마트에서 건물 내 주차장에 송풍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더운 날씨에도 가동하지 않아 마트를 찾는 수많은 인파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송풍기는 건물 내부의 공기를 순환시켜 주며 깨끗한 공기를 불어넣고 오염된 공기는 바깥으로 빼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처럼 뜨거운 날씨에는 환기나 순환만으로도 온도를 살짝 낮추거나 불쾌감을 덜 수 있으며,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났을 때 송풍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질식사 등 치명적인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형마트 주차장은 하루에 수백~수천 대의 차량이 출입하는 만큼 환기를 통해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각종 유해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매장 카트 정리 담당 등 온종일 주차장에서 자동차 매연을 마시며 근무하는 주로 임시직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부 김모(32·여·남구 상도동) 씨는 “장을 보러 마트에 오면 여름엔 잠시만 있어도 숨이 막힐 정도로 주차장 공기가 답답하고 탁한 느낌이 든다”며 “하루 종일 주차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목이 아프거나 더워서 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올여름이 무척 무더워 고객님들의 주차장 온도, 환기 등과 관련된 문의가 잦았다”며 “마트에서 24시간 내내 시설을 가동할 수 없어 시설을 중간에 멈출 뿐 일부러 가동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직원과의 통화에 앞서 주말과 평일, 여러 차례에 걸쳐 A·B, 두 곳의 마트를 잇달아 방문했지만 송풍 시설을 가동한 곳은 전혀 없어 대형 마트들의 안일한 서비스 마인드를 짐작케 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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