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 비상 속에 에어컨 켠채 문열고 영업
상인 “전기세 많이 나와도 장사 위해 불가피”
포항시 “에너지사용제한 조치 없어 단속 못해”

▲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의 한 상가가 문을 연 채 에어컨을 틀고 있다. /전재용기자

연일 지속된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치솟고 있는 가운데 중심가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개문냉방`이 근절되지 않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오후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 일대는 낮 최고기온 35℃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피서(避暑)를 위한 장소를 찾아다니기 바빴다.

따라서 휴대폰가게, 스포츠용품점, 화장품가게, 옷가게 등 상가 수십여곳에서 이들을 유인할 목적으로 에어컨을 틀어놓은 채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활짝 열린 현관문을 통과하자마자 시원한 에어컨 공기를 만끽하며 `살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 같은 개문냉방으로 인해 전력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에너지 공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전력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폭염특보가 발효되기 시작한 지난 22일 735만3천㎾를 기록한 대구, 경북지역의 전력수요는 27일 올여름 들어 최대치인 828만2천㎾를 기록했다.

다만 전력예비율은 5%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현재까지는 비상경보가 발령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상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에어컨 바람을 느끼고 가게를 찾는 손님이 많기에 개문냉방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앙상가 상인은 “문을 활짝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면 전기세가 문을 닫을 때보다 더 많이 나오지만 손님을 확실히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며 “다른 상가에서도 개문냉방을 하기 때문에 뒤쳐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해 똑같은 형태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포항시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해마다 6~7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을 근거로 고시하는 `에너지 사용 제한` 공고가 전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속을 할 수없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에너지 상황이 여유가 있는 것 같다”며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로 평시처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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