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 비상 속에 에어컨 켠채 문열고 영업
상인 “전기세 많이 나와도 장사 위해 불가피”
포항시 “에너지사용제한 조치 없어 단속 못해”
연일 지속된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치솟고 있는 가운데 중심가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개문냉방`이 근절되지 않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오후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 일대는 낮 최고기온 35℃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피서(避暑)를 위한 장소를 찾아다니기 바빴다.
따라서 휴대폰가게, 스포츠용품점, 화장품가게, 옷가게 등 상가 수십여곳에서 이들을 유인할 목적으로 에어컨을 틀어놓은 채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활짝 열린 현관문을 통과하자마자 시원한 에어컨 공기를 만끽하며 `살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 같은 개문냉방으로 인해 전력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에너지 공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전력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폭염특보가 발효되기 시작한 지난 22일 735만3천㎾를 기록한 대구, 경북지역의 전력수요는 27일 올여름 들어 최대치인 828만2천㎾를 기록했다.
다만 전력예비율은 5%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현재까지는 비상경보가 발령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상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에어컨 바람을 느끼고 가게를 찾는 손님이 많기에 개문냉방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앙상가 상인은 “문을 활짝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면 전기세가 문을 닫을 때보다 더 많이 나오지만 손님을 확실히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며 “다른 상가에서도 개문냉방을 하기 때문에 뒤쳐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해 똑같은 형태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포항시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해마다 6~7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을 근거로 고시하는 `에너지 사용 제한` 공고가 전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속을 할 수없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에너지 상황이 여유가 있는 것 같다”며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로 평시처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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