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 “조만간 발표”
백선기 군수 삭발 긴장고조
김관용 지사·최경환 의원도
우려 표명과 함께 강력 항의

▲ 지난 9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칠곡배치 반대 `범국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백선기 칠곡군수가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부지가 사실상 결정됐으며 조만간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고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10일 밝혔다.

유력 후보지로 알려지고 있는 칠곡군 현지에서는 범군민 궐기대회 개최 등 반대운동이 확산하고 있으며 지역 정치권은 반대입장을 국방부 등 관계요로에 강력 전달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3면>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사드 배치 부지가 결정돼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배치 예정지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가급적 빨리 부지 결정사항을 발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 “배치예정지를 발표하면 지역 주민들에게 사드가 안정성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공동실무단은 이르면 이번 주 중, 늦어도 이달 안에는 최종선정 지역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 후보지로는 경북 칠곡, 경기 평택, 충북 음성, 강원 원주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최근 중앙언론 등에서 사실상 칠곡이 해당 부지로 유력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현지에서는 반대운동이 격화하고 있다.

`사드 칠곡배치 반대 범군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9일 왜관역 광장에서 주민 등 3천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드 칠곡배치 반대 범군민 궐기대회와 서명운동을 펼쳤다.

김윤오 대책위원장은 “60여년의 시간동안 칠곡군 중심지에 미군부대가 주둔하여 개발에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사드가 배치되면 칠곡군 개발은 완전 가로막힌다”며 강력한 저지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백선기 칠곡군수와 조기석 칠곡군의장은 단호한 반대의지를 보인다는 결의로 현장에서 삭발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정확한 정보 공개와 공정한 입지기준을 가지고 지방자치단체와 먼저 협의해야 하며 일방적 결정에는 한줌의 흙과 단 1평의 땅도 내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궐기대회에 참가한 성베네딕토회 왜관수도원 및 칠곡지역 8개 성당 신부들도 공동성명을 내고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평화를 지키는 양심세력과 한국천주교회 구성원이 힘을 모아 반대 활동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북도 김관용지사는 지난 8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칠곡 배치설에 대해 다시 한번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일방적으로 부지를 결정한다면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최경환(경북 경산) 의원은 같은 날 오후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칠곡에 사드가 배치된다는 말은 오보이며,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히고, 칠곡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전날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창형·이창훈·윤광석기자

    이창형·이창훈·윤광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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