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포항여류 민화작가<bR>서울 갤러리 미술세계 초대전
포항의 중진 여류 민화작가 이정옥<사진>씨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초대전을 갖고 있다.
민화를 치밀하고 감각적으로 재해석 해 현대 민화의 방향과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이 작가의 호방하게 열린 화면은 생동감을 불러일으키고 시원하게 확대된 화면은 민화를 통해 소통과 혼(魂)의 시대정신을 일깨운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열 여덟번째 개인전이 되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민화, 아리랑 쓰리랑` 전이라는 타이틀로 갤러리 미술세계 3~5층 전관에서 옻 채색화 40여점, 리빙아트 50여점 과 설치작품 등 총 15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중 동양적인 천연재료인 옻을 민화와 접목한 옻칠채색화 작품들은 눈길을 끌고 있다.
`학-장생도`는 작가가 2년여에 걸쳐 완성한 가로10m, 10폭 대작이다. 화의(畵意)는 생사윤회 영원성을 꿈꾸는 인간존재를 학을 비유로 전개하고 있다. 암수의 만남에서부터 자녀의 탄생, 늘 푸른 소나무 아래서의 가없는 언약과 단란한 행복감에 젖은 창포 꽃 피어난 물가를 산보하는 풍경은 생의 아름다운 절정을 보여준다.
이 중 네 번째와 열 번째 작품은 나전(螺鈿)으로 화면을 운용함으로써 작품 메시지의 감동을 더욱 돋우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작업뿐만 아니라 민화가 어떻게 현대성에 녹아들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리빙아트(Living Art)와 설치작품도 선보인다. 벽지, 이불, 소파, 스탠드, 베개 등을 우아하고 모던한 실용성으로 탄생시켰는데 선조들의 규방문화가 오늘의 라이프스타일과 콜라보 레이션하는 점에서 민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주도, 확장하는 작가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주방장갑 하나하나에 그림을 그려 넣어 이들이 하나의 거대한 꽃이 되는 등 다수의 설치작품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민화의 현대적 재현을 통해 오늘날 변화된 주거환경 속에서도 우리조상의 삶 속에 꿈과 행복으로 가득한 살아 움직인 정서를 고스란히 담았다”고 말했다.
이정옥 작가는 대구가톨릭대 회화과와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갤러리 이즈, 갤러리 토포하우스, 경주 양동민속마을 초대전 등 개인전을 가졌고 상해(중국), 베를린(독일), 대구 등 다수의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경상북도미술대전·전라북도미술대전 등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한국민화작가회 부회장, (사)한국전통예술인회 회원, (사)한국민화센터 자문, 한국무형문화재 기능보존원 회원, 진솔당 규방문화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