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미래전략硏 포럼
무능 폐해가 부패보다 커
폐쇄적 임용방식 고치고
형식적 교육훈련 바꿔야

한국사회에 팽배한 `관료 불신`은 공직계의 전문성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며 개혁을 위해서는 순환보직과 폐쇄적 임용제도 등 고질적 문제들을 혁파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해법이 제시됐다.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소장 최광웅)는 3일 오후 3시 연세대 상남경영원에서 대한민국인사혁신처(처장 이근면)의 후원으로 2015년 미래전략포럼 `바람직한 한국 관료 생성 메커니즘`을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와 공동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연구소가 기획한 주제에 대해 지난 10개월간 연구해온 교수 3인의 발제에 전문가 3명이 1대1 개별토론한 뒤 이를 경청한 학자들의 종합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윤제 교수(서강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길성 교수(고려대 대학원장)의 발제 `한국 행정 관료의 전문성과 혁신`에 대한 토론은 박순애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가, 이종수 교수(연세대 행정학과)의 발제 `한국 행정 관료의 충원과 고용방식 개편`에 대한 토론은 서원석 박사(한국행정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가, 정창화 교수(단국대 행정학과)의 발제 `통일과정에서 한국 행정관료의 역할`에 대한 토론은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염돈재 성균관대 교수가 각각 맡았다.

첫번째 발제에서 박길성 교수는 “무능의 사회적 비용은 부패의 사회적 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전제하고 “오늘날 한국 행정관료조직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성의 결여와 전문성이 축적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주요원인으로 “순환보직, 폐쇄적 임용, 형식에 그치는 교육훈련”을 꼽고 “집체식으로 반복되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 대한 혁신, 1973년에 제정된 공무원교육훈련법에 대한 재검토를 포함해 다층적 혁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밖에 “거시 혁신과 미시 혁신을 동시에 이끌어나갈 정치적 리더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행정관료에 대한 부당하고 편향된 시선에 대해 행정관료가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행정관료 리포트`의 주기적 발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종수 교수는 올해 5급 공채시험(행정고시)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정부의 전·현직 국장 4인, 현직 교수 3인, 그리고 합격자 6인에 대한 심층면접에 근거해 “5급 공채시험의 3차 면접시험부터 당장 혁신해야 한다”며 충원의 개선방안부터 강하게 요구했다. 이 교수는 또 “면접을 개선한 5급 공채, 민간 경력자 채용 도입, 대학의 전공과 적성을 그대로 살리는 채용 등 3가지 트랙”으로 나갈 것을 제시했다.

세번째 발제자인 정창화 교수는 독일통일과정에서 행정관료들이 내적통합에 기여하는 `정밀기계장치`와 같은 역할을 했던 사례들을 근거로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한국 행정관료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인 이대환 작가는 “미래전략연구에는 거대담론적인 것과 실사구시적인 것이 있는데, 연구소는 우선 후자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수행한 `선진국가들의 행정·정치·기업 엘리트 생성 메커니즘`의 후속으로 올해 `한국 행정 관료제 개선 방안`과 `통일과 한국 행정관료의 역할`에 대한 연구와 포럼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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