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새 대구지역 투자자들에 7곳 팔려<br>상권몰락 인한 도심황폐화 방지 市가 나서야
최근 포항의 랜드마크인 중앙상가 일대에 외지인의 투자로 인한 건물 매입이 이어지자 외부 자본의 지역 핵심상권 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영향으로 상가 임대료 부담이 증가해 시름이 깊어지는 세입자 상인들도 늘고 있다.
25일 포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중앙상가 실개천거리 주변의 건물 중 7곳이 대구지역 투자자들에게 집중 매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일부는 34억원 등 수십억에 달하는 고가에 매각됐고, 건물 규모 등에 따라 최소 15~30억원 이상의 가격이 책정돼 팔렸다.
또한 이 영향으로 북포항우체국에서 옛 포항역 구간은 평당 5천만원선을 오르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에 대해 최근 구미, 경주 지역에서도 대구 등 대도시 자본가들이 유입돼 주요 번화가의 건물을 사들이는 추세라며, 포항 역시 초저금리 현상으로 인한 외지인의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건물 매입 이후 갑작스레 임대료를 올리는 바람에 세입자인 기존 상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거나 장사를 포기할 상황에 처한다는 것. 이로 인해 중앙상가가 수년 전 쇠퇴한 인근 `불종로`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 상인은 “모 음식점의 경우 건물이 팔린 후 임대료가 20%가량 올라 1천6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작 해당 음식점 매출은 경기가 나쁠 때엔 임대료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상인들의 지적과는 달리 외지인의 과도한 투자 열기로 중앙상가 일대 부동산이 꿈틀대자, 실개천 중앙 부근 가장 `목 좋은`곳의 한 점포는 최근 권리금 10억에 임대료가 2천만 원을 넘어서는 진풍경도 빚어지고 있다.
모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중앙상가는 부동산 상승과는 반대로 유동인구는 갈수록 줄어 오히려 매출은 과거와 비슷하거나 그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는 푸념도 늘었다”면서 향후 상권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가에 상가 매매가 이뤄져 임대료를 인상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지금의 육거리처럼 세입자들이 떠나고 상권 몰락으로 인한 구도심의 황폐화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는 결국 옛 포항역 부지 개발과 더불어 죽도시장-중앙상가-포항운하-송도해수욕장 등의 복합 연계 관광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포항시의 발목을 잡는 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중앙상가상인회 관계자는 “과거 불종로 주변이 한창 잘나갈 때 건물이 타지역 사람들에게 팔리며 임대료가 폭증해 장사하던 사람들이 견디질 못하고 쌍용네거리 등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났다”면서 “중앙상가도 우체국에서 육거리 구간에는 지금도 비어 있는 가게가 많은데 이대로라면 문을 닫는 가게가 더 늘어나는 등 똑같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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