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택용 비싸도 매입<BR>건설사 고가분양 악용 자초
속보= 경주지역 아파트 고가 분양 논란<본지 21일자 4면 보도>과 관련,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거품 만들기에 한몫을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경주시에 따르면 진현동 834-19번지에 들어설 예정인 두산위브 포레스트 아파트는 한수원 본사 이전 직원사택용 500세대, 일반분양 230세대 등 총 730세대가 분양을 목전에 두고 지난 18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했다.
이 아파트의 최종 분양가는 20평형이 806만4천원, 34평형이 729만1천원으로 평균 750만원(분양가에서 제외된 발코니 확장 1천390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현재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황성동 대림건설의 `이 ~편한 세상`아파트 713세대 중 300세대를 한수원에 분양했으며, 분양가격은 33평형이 862만6천원, 38평형이 850만1천원으로 평균 855만원 이상의 고가 분양이다.
이처럼 한수원이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한수원 본사 이전과 맞물려 분양가 기준도 없이 분양을 해 경주지역의 아파트 가격만 올려놓는 등 부작용을 한수원이 자초했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또 한수원은 주민 지원 사업의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서 대책 없이 아파트 분양가만 상승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수원 본사 이전 추진계획에 따르면 한수원은 직원사택으로 1천세대를 경주지역에 짓겠다는 당초계획을 노조가 반대하고 경주시도 부지 확보를 못해 줬다는 등 각양각색의 변명을 내세우며 계획을 변경하고 시공 중인 아파트 분양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로 인해 외지 1군 업체인 이들 건설사는 경기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짓는 아파트가 한수원 직원 사택용이라는 점을 들어 비싸도 한수원측이 매입한다는 점을 악용해 고액분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낳고 있다.
특히 경주시는 두산위브 포레스트 아파트 인근 불국동 주택과 상가는 2~6층 이하, 불국사 시래동 구획정리지역은 15m로 고도규제를 하면서도 이곳에 14층 아파트 사업을 승인해줘 특혜 논란까지 받고 있다.
또 두산위브 포레스트는 다른 브랜드 아파트보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불국동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14층으로 허가를 받았으면 이를 고려해 아파트 가격도 낮춰야 하지만 턱 없이 높은 분양가로 경주시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모(56·시래동)씨는 “주민지원사업은 뒷전인 채 아파트 분양가 인상만 부추기는 한수원으로 인해 앞으로 높은 분양가 피해는 경주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라며 “한수원은 각성하고 지원사업이나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분양가는 건설교통부 산정기준에 따라 분양업체가 분양가를 제시하고 경주시와 협의를 해 정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양업체와 행정기관이 결탁하면 얼마든지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는 허점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주/황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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