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포항경제 돌파구 없나<Br>청정화력발전 경제적 효과 (하)
포항제철소에 청정화력발전시설이 들어 설 경우 이 공사기간 3년 동안(약 37개월 소요) 1조2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생길 것으로 추산 된다. 여기에 현대제철 포항공장이 특수강 전용 제조설비에 투자하는 2천800억원을 포함시킬 경우 포항에는 1조5천억원의 자금이 단기간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포항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설비공사를 시작했지만 포항제철소는 아직까지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상시고용효과 100명 넘고 연관산업 고용유발 효과까지
발전 사업기간 20년동안 1천800억 포항시 세수증대도
현대제철특수강설비 2천800억 투자도 지역경제 단비
◇식당, 술집 등 아! 옛날이여
“아!~ 옛날이 그립습니다. 저녁때만 되면 몰려 든 손님들로 가게안이 온통 북새통을 이루고, 정신없이 일할 때가, 그 때가 그리워 집니다”
포항시 남구 해도동에서 K식당을 운영하는 남윤정(가명·여·53)씨의 푸념이다. 남씨 처럼 이곳 해도동의 식당과 술집, 노래방 등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주인들은 모두가 예전을 그리워 하고 있다. 지금도 식당에 혹여 푸른제복(포스코 또는 계열사 복장)을 입은 직원들이 단체로 들어오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는 것. 남씨는 “이제 그런 날은 다시는 안오겠죠…”라며 말끝을 흐리는 그에게 포항경제의 암울한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불과 6~7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포항제철소 설비 개보수 건설공사 등에 투입된 건설노동자들로 이곳 해도동과 쌍사(쌍용사거리) 일대의 식당과 술집 등 유흥주점에는 밤마다 불야성을 이뤘다. 거리에는 푸른제복을 입은 이들로 가득했었다.
그런데 지금는 어떤가. 건설노동자들이 떠나버린 이곳에는 젊은이들만 북적이고 있다. 쌍사의 거리 이름도 `젊음의 거리`로 바뀌었다.
◇1조2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포항제철소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투자가 이뤄지면 이 공사 기간 동안 총 110만명 고용이 창출되고 1조6천8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는 물론 포항지역에도 1조2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완공 후 발전 사업기간 20년 동안 총 1천800억원의 지방세 납부로 매년 90억원의 포항시 지방세수 증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포항제철소의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투자의 필요성은 이미 수차례 언급됐듯이 철강업황의 부진 속에서 생존에 필요한 절대적인 사업이다. 이 사업의 투자규모는 약 1조원(설비비, 공사비, 간접비)대로 전세계 철강 공급과잉(5.5억t)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전무후무한 대규모 투자다.
또 포항지역 발전과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며, 1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로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기간 동안 총 110만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또 청정화력 발전설비 가동으로 포항시에 상시 고용효과 100여명이 발생하게 된다. 포스코 직영 30명(운전, 정비), 외주파트너사 30명, 연관산업 고용유발 40명 등이다.
◇현대제철 2천800억원도 단비
한국은행 포항본부에 따르면 포항철강공단 내 전체 근로자 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4월까지 6개월 동안 250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까지 포항철강공단 내 280개 업체의 근로자 수는 1만 6천여 명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1만 5천여 명으로 252명이나 줄었다.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1, 2후판공장 폐쇄와 세아제강의 감원,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철근라인 폐쇄에 따른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의 생산액도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가운데 현대제철이 포항공장에 특수강 전용 제조설비를 하면서 2천8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침체에 빠진 포항경제에 단비가 되고 있다. 포항시와 투자협정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특히, 이 특수강 제조설비 공사부분에 참여하는 30여개 업체 중 90% 이상을 포항업체로 선정하고, 투입되는 3만9천여명의 건설인력 또한 포항지역 인력으로 고용할 계획이다. 또 건설인력에 지급될 900억원의 비용(총 투자비의 40%)이 지역에 풀리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로 위축된 포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환경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다
여러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에 묶여 포스코의 청정 화력발전시설 교체투자는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여기서 우리는 영국의 국민 참여형 규제혁신을 주목해야 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0년 규제 최소화를 위해 관료주의적 규제 철폐를 내걸고 대국민 온라인 신문고인`레드 테이프 챌린지`(Red Tape Challenge)를 만들었다. 한마디로 형식주의(red-tape)를 제거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으로 국민들이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여기는`나쁜 규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계속 높아지던 실업률이 2011년 중반 8.5%에서 최근 6.5%까지 2% 가까이 감소했고, 전체 고용 중 공공부문의 고용률이 2014년 현재 17.5%까지 감소했고, 고용률 또한 73%까지 회복했다. 영국의 강력한 정책이 영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것이다.
경제에 필요한 조치는 무조건 규제하기보다는 국내 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그 유인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GDP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벼랑 끝에 내 몰린 포항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돌파구는 있는가. 포항제철소 청정화력발전설비 투자교체를 위한 10만명 서명운동이 그 시발점인 셈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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