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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가구당 도서구입비, 역대 최저

김혜영기자
등록일 2015-06-19 02:01 게재일 2015-06-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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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2만2천원으로 작년보다 8% 줄어<br>도서정가제 효력 미미… 대여율도 감소

우리 사회에서 책 읽는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도서정가제를 시행한지 6개월이 지났지만 그 효력이 미비한데다 도서구입비는 역대 최저 금액을 기록하고 책을 대여하려는 사람들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1일 시행된 도서정가제는 도서를 정가에 판매하되 최대 15%까지 할인폭을 제한해 적용할 수 있다. 서점이 출판사가 정한 도서 가격보다 싸게 팔 수 없도록 규제한 것으로 대형서점의 과도한 할인을 막고 지역서점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도서시장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당초 도서정가제 시행을 통해 서점과 출판사의 활기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 상반기 기준 가구당 도서구입비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가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 동향을 토대로 분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도서구입비는 월 평균 2만2천12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었다. 이는 2003년 1분기 이후 최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구의 대형서점인 A문고 관계자는 “도서정가제를 계기로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라며 “동네 작은 서점들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책을 사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데다 온라인서점을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습관처럼 굳어져 있어 파격적인 제도가 아닌 이상 서점 및 출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딸을 둔 주부 오모(38·북구 대신동)씨는 “급하게 아이 학습에 필요한 참고서를 구입할 때를 빼곤 서점에 갈 일이 없다”며 “도서구입에 지출하기엔 애들 교육시키고 살림 살기에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도서대출률 역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책을 구입하지 않을 뿐더러 빌려 읽지도 않는 것이다.

18일 포항시영암도서관에 따르면 올해 1~5월 도서 대출권수는 3만5천9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천815건에 비해 22% 정도 감소했다. 포항대잠도서관 역시 같은 기간동안 집계된 종합자료실 및 어린이자료실 대출권수는 총 12만2천7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만5천256건) 정도 줄었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지난 1월 한달은 대출률이 반짝 늘어나는 듯했지만 2월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1~5월 어린이자료실 도서대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9천167권 감소했으며 이는 종합자료실 대출권수 감소폭인 6천89권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지역 내 어린이들의 독서율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관계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문화가 발달하면서 현대사회에서는 돈 없이도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더불어 시민들의 참여의식이 상호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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