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우리나라가 30~40년의 짧은 기간 내에 `아파트공화국`으로 불리게 된 것은 우리 국민들의 소득이 빠르게 향상되었고, 주거의 질 향상에 대한 욕망이 컸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 지어진 집들의 품질이 낮은 편이라서 국민들이 현대적인 시설과 스타일을 갖춘 아파트 주거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도심재개발이며 도시개발사업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한 고층아파트 건설이었다. 도시경관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가난한 이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 가야했고, 도심의 역사성과 장소성이 파괴되는 등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도심 상업지구에 있어서도 시민들의 편의시설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지자체 차원에서도 도시의 경제발전과 브랜드화를 위해 사업성 및 물리적 개발에 중점을 둔 사업들을 추진해오고 있었다. 이러한 상업지역재개발도 주거지재개발과 같이 장점만이 아닌 많은 단점들을 지니고 있었다.

요즈음 자주 쓰이는 도심재생이라는 개념도 예전부터 쓰이던 도심재개발이나 도심활성화와 내용면에서 크게 다르다고 하기는 힘들다. 다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도심재개발 내지 도시개발사업이 너무 물리적인 측면과 사업성 위주로 추진되다 보니 그 사회적 폐해가 커졌었기에, 좀 더 종합적인 개념을 포함한 도심재생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정부 들어서서 도심재생에 관한 논의와 지원이 많아졌다. 도심공동화의 치유와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도시의 지속가능성 향상과 자원절약적인 측면에서, 또한 역사성 및 장소성 보전을 위해 도심재생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포항의 경우도 구도심인 육거리, 오거리, 송도동·해도동, 그리고 이번에 폐쇄된 구포항역 인근의 도심재생사업의 추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연결하는 포항운하의 건설도 직접적으로는 수질오염의 제거이지만 간접적으로는 도심재생의 한 방편으로 추진되었다고 할 수 있다.

도심의 역사성을 살리면서도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개발보다는 현지개량에 중점을 두되 요소요소에 지역 활성화의 앵커가 될 만한 사업들을 함께 유치함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 말은 도심재생전략도 현지개량과 신개발이 잘 조화를 이루어 투자도 활성화 시키고, 현주민들과 새로운 이주자 및 활동들이 조화를 이루어 공생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요즈음 포항시의 주요 이슈는 KTX의 개통과 포항시의 발전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 남겨진 도심의 구포항역사와 빈땅들을 어떻게 재개발할 것인가, 그리고 KTX역세권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등이다.

포항의 KTX역이 개통됨으로써 좀 더 많은 이들이 포항을 찾을 것이며, 이들을 어떻게 포항시 요소요소에 연결해 줄 것인가도 포항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현재 연계도로의 정비, 버스노선의 조정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KTX역에서 도심 및 주요 거점들을 연결하는 좀 더 혁신적인 교통시설의 건설이다. 즉 TRAM(노면전차)과 같은 대중교통시설이나 PRT(개별용 고속 수송 시스템) 같은 첨단교통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첨단교통시설의 건설은 도시의 효율성제고, 경제활성화, 그리고 브랜드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관광활성화 및 도심재생이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또한 철강도시의 이점을 살려 PRT제작공장을 KTX역세권 인근에 설립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철도객차 제작공장도 유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침체된 포항경제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서도 KTX역세권 개발을 위해서도 이러한 산업의 유치가 매우 중요성을 갖는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