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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건설근로자 협동조합 대구·경북서 최초로 결성

임재현기자
등록일 2014-12-08 02:01 게재일 2014-12-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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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중심 300여명 가입
▲ 포항에서 건설 현장의 일용직들이 중심이 돼 결성된 `근로자협동조합`이 지난 6일 오전 오광장 인근의 사무실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있다.

최근 국내에도 실업과 양극화 해결의 대안으로 협동조합 설립 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에서 첫 건설근로자 조합이 결성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포항 오광장 인근의 한 사무실에서는 조촐하지만 의미 있는 창립대회가 열렸다.

주로 40~50대 남성인 참석자들은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는 동안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으며 몇몇 대목에서는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했다.

이날 출범한 근로자협동조합의 결성 동기는 지난 8월 전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소기업을 퇴직한 황하성(57)대표이사가 목수인 친구로 부터 현장보조일을 제안받은 것. 하지만 공사판에서 처음으로 확인한 일용직 근로자들의 현실은 힘든 노동보다 불합리한 제도가 더 문제였다. 일당 13만원 가운데 알선수수료 3만원을 뗀 10만원이 몫이었다.

황 대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조직이 없는 개인의 힘이 한 없이 미약함을 자각한 순간이었다”면서 “남중영 감사 등 선후배와 만나 똑 같은 고민을 확인한 뒤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창립조합원 5명은 지난 10월 17일 포항시에 설립 신고를 하기에 이르렀다. 소문이 나면서 현재 300여명이 가입을 신청하는 한편 경남 거제에서도 지부 설치 문의가 오는 등 반응도 좋은 편이다. 6일 위촉장이 전달된 김연증 변호사와 박상원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 수석부회장 등 도움을 주겠다는 손길도 이어졌다.

알찬 목표도 세웠다. 내년 3월 이후 건설공사가 풀려 일감이 늘어나면 조합원의 열악한 복지를 개선하는 한편 소외계층 집 고쳐주기, 텃밭에 공동 경작한 농산품 나눠주기 등 사회 봉사도 하겠다는 포부이다.

황하성 대표이사는 “지난 7월과 8월 춘천에서 인천에서 결성된 조합의 사례를 참고한 결과 독자적인 모델도 가능하다는 자신이 섰다”면서 “개인과 조직, 사회의 발전에 동참하는 조합이 바로 꿈”이라고 밝혔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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